묵상

고영민

 

사실 올 한해는 영적으로 부실한 한해였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기독교 학교에서 온실 속의 화초처럼 자랐던 저에게 대학교생활은 정글이었습니다. 사회에서 신앙을 지키는 것이 참 힘든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교회에서 하는 하루에 한 장씩 말씀 읽기 운동도 힘들었습니다.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고 나면 시간은 밤이 깊었고, 내일 아침수업을 위해 잠을 자버리곤 했습니다. 어떤 영적인 경험을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학기가 다 끝난 지금에서야 올 한해를 돌아보며 반성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하여 저는 이번 청소년부 수양회에서의 특강 묵상을 하겠습니다.

첫 번째 강의는 인간의 네 번째 본성, 즉 말씀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인간의 본성은 영, 혼, 육 세 가지인데 여기에다 말씀 또한 하나의 본성처럼 여기자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엔 말씀이 어떻게 본성이 될 수 있는가 고민하였지만, 영, 혼, 육 세 가지 본성을 이어주는 또 하나의 본성으로 제 나름대로 이해하여 받아들였습니다. 말씀이 이렇게 네 번째 본성이 되기 위해서는 말씀이 나의 삶의 일부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영적인 존재인 하나님의 말씀이 나의 혼과 육에 새겨지도록, 그래서 나의 생각과 행동이 말씀대로 이루어지도록 하여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말씀을 열심히 읽어야 할 것입니다. 지금과 같았던 자세는 버리고, 더 성실한 자세를 가져야겠습니다.

두 번째 강의는 영적 세계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이 강의에선 우리가 보지 못하기 때문에 잘 알지 못하는 영적 세계와 사탄에 대해 배웠습니다. 전 사탄의 존재에 대해서 이미 알고 있습니다. 사탄이 나쁘다는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탄이 어떠한 형태로 존재하는지는 잘 알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강의를 통해 사탄의 존재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일으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사탄이 심어주는 생각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습니다. 보통, 나쁜 생각을 하게 되면 그러한 생각을 하는 나 자신을 탓합니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었습니다. 생각은 사탄이 심어주는 것입니다. 오는 방문객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받지 않고 거절할 수는 있습니다. 나쁜 생각이 들면 흘려보내면 됩니다. 사탄이 공격하면 막으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탄의 생각을 구별할 줄 알게 되었습니다. 구별의 기준은 간단했습니다. 바로 말씀입니다. 세상의 법이 기준이 아니고, 세상 사람들의 보편적인 행동도 기준이 아니었습니다. 세상은 사탄의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다 한다고 내가 해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우리의 생각이 말씀과 일치하지 않으면 사탄이 심어준 생각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세 번째 강의는 승리하는 비결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승리하는 비결은 간단합니다. 아니, 비결이라고 할 만한 것도 없는 것 같습니다. 승리는 보장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나눔 시간에 김 집사님 말씀대로 여기서의 승리라는 것에 대한 개념을 짚을 필요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여기서의 승리는 세상에서 다른 이들과 싸워 이긴 승리, 나 자신의 성공이 아니라 영적인 승리를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저 승리는 붙잡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힘들게 믿음으로 갈구하며 기도할 것도 아니고 그저 받아들이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영적으로 얼마나 클 수 있을까, 나 같은 사람이 영적으로 성숙해질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은 필요치 않았습니다. 저는 이미 영적으로 승리한 삶이었기 때문입니다.

겨울 대학부 수양회는 올 한해 영적인 성장이 주춤했던 저에게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2012년이 가기 전에 저를 되돌아보고, 반성하며, 마무리를 잘 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비교적 어린 나이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서 몇 년은 빨리 성장하는 것 같았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말하길 지구가 멸망할거라던 2012년을 무사히 마쳤고, 다가올 2013년에는 연말에 말씀묵상으로 쓸 것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