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겨울수양회 말씀묵상 (부산교회 전현미 자매)

2014년을 마무리 하고, 2015년 겨울 수양회 말씀을 정리하며 쓰는 묵상입니다.

2014년을 제대로 마무리 하지 못했기에, 2015년이 정말 온 것인지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하루하루 썼던 다이어리를 뒤적이며 2014년 한 해 동안 있었던 일들을 돌아봅니다.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어떤 기쁨과 어려움이 있었는지, 나는 어떻게 지난 한 해를 보냈는지, 무엇을 주로 했는지, 무엇에 관심을 두었는지, 저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한데, 빠진 것이 있었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솔직하게 결산되지 못한 저의 마음이었습니다.

2014년 하반기 10월 27일에 시작되어 12월 14일에 마무리 된 느헤미야 기도기간을 통해 말씀과 기도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만, 사실 그 기간 동안 저를 하나님 앞에 두기보다 이 나라와 교회를 위해 열심히 기도하였습니다.

얼핏 들으면 ‘나라와 교회를 위해 기도하다니!’ 잘 한 것처럼 들릴 수 있을지 모르나, 실상은 그렇지 못합니다. 하나님 아버지라 부르는 그 분과 서먹하고 멀어져 있었기에 저의 마음을, 저의 상태를, 저의 힘듦을 가지고, 저의 모습 그대로 나아가 기도하지 못하고 느헤미야 기도제목에 집중하였던 것입니다. 그것은 저의 하나님 향한 불편한 마음, 불평하는 마음으로 가득한 저를 항변하듯 하는 기도이기도 하였습니다.

지난 해를 돌아보던 중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어려움이 있었던 것을 기억하게 되었고, 저는 그것이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무의식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부모님께 나의 마음속 켜켜이 묵혀둔 어려움과 나의 형편을 솔직하게 말씀 드리지 못하는 딸의 모습이 있었습니다.

하나님께는 아닌 듯 했지만, 실상 감당이 되지 않는 어려움을 하나님 앞에 두지 못했습니다. 채우시는 하나님, 역사하시는 하나님은 나를 위한 하나님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한 하나님 같았기에, 저를 위한 기도는 나오지 않았고, 더욱 교회를 위해 기도하는 것에 집중하였던 듯합니다.

그렇게 느헤미야 기도가 끝나고, 수양회가 있기까지 있었던 여러 일들은 저를 정신 들게 하였습니다. 아직 다 이해할 수 없고, 받아들일 수 없는 일들을 제가 억지로 받아들이기엔 힘이 들었습니다. 그저 신실하신 하나님을 믿어드리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었습니다.

육신의 몸을 입은 부모와의 관계로 인하여 하나님 향한 이미지가 무의식적으로 그려진다 합니다. 정말 영향은 분명 미치는 듯합니다. 그것을 이용하여 하나님과의 관계를 막는 사단을 인지하고, 하나님 향한 어긋난 이미지를 바로 잡아 진짜 하나님 아버지를 알고 주 앞에 나아가야함을 깨닫습니다.

수양회 1강 말씀을 지면으로 읽으며 묵상하였습니다.

‘그러므로 너는 그들에게 말하기를 만군의 여호와께서 이처럼 이르시되 너희는 내게로 돌아오라 만군의 여호와의 말이니라 그리하면 내가 너희에게로 돌아가리라 만군의 여호와의 말이니라’ 스가랴 1:3

묵상을 시작하며 지난 해를 돌아보았는데, 하나님을 떠나 있었던 저의 진짜 마음을 향한 말씀과 같았습니다.

“현미야, 내게로 돌아오라. 너의 형편과 상황, 그 마음 그대로 나에게 돌아오라.” 하시는 말씀이었습니다.

하지만, 한 해 동안 가져왔던 하나님 향한 이미지를 순간에 무너뜨리기란 쉽지가 않았습니다.

분명 신실하신 하나님께서 저에게 “현미야, 내게로 돌아오라” 말씀하시는데, 그 이미지는 어릴 적 나를 야단하시는 엄마의 이미지로 한 손에는 회초리를 들고, 성난 표정을 하고 있는 것 같았고, 또 한 없이 저를 꾸짖는 아빠의 이미지로 그려져 있었습니다.

묵상을 쓰기 전, 도대체 마음이 잡히지 않아서, 얼마 전 송국인 전도사님 부부로부터 소개받은 영화를 보았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책으로도 발간되고, 영화로도 만들어졌는데, 제목은 ‘Heaven is for real'입니다. 그 영화를 통해, 천국은 어떤 곳인지를 눈으로 볼 수 있었고, 예수님의 이미지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제 안에 하나님에 대한 서먹함이 있었는데, 그 영화를 보며 제가 몰랐던 것을 알게 되었고, 잊었던 것을 다시 기억하게 해 주었습니다.

하나님, 성령님, 예수님. 삼위일체의 하나님. 그 분은 따뜻하고 포근하고 나를 아시는 분이십니다. 그 분께서 말씀하십니다. “내게로 돌아오라. 나에게 돌아오라. 내가 너에게로 돌아가리라”

지난 해 동안 저의 무의식속에 자리한 어긋난 이미지의 무심한 하나님이 이렇게 말씀하신다면 돌아가기 어렵겠지만, 그 영화 속에서의 하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면, 돌아가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 따뜻함. 포근함.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그 분. 그리고 영화 속에서 그려진 하나님은 실제이십니다.

하나님 향해 불편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던 저에게 영화가 참 도움이 되었습니다. 영화를 보는 도중 따스함으로 주의 임재가 느껴지는 듯하기까지 했습니다. 제 마음이 어그러져 있기에 제대로 보지 못한 하나님을 다시 제대로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그 분께로 돌아가야 합니다.

‘너희가 많이 뿌릴지라도 수확이 적으며 먹을지라도 배부르지 못하며 마실지라도 흡족하지 못하며 입어도 따뜻하지 못하며 일꾼이 삯을 받아도 그것을 구멍 뚫어진 전대에 넣음이 되느니라’ 학개 1:6

정말 이러할 때가 있습니다. 맛있는 것을 먹고 배는 부른데 뭔가 허전합니다. 흡족하지 못합니다. 만족하지 못합니다. 요즘은 해가 지면, 마음이 허전합니다. 하루를 잘 살아냈다는 것 아닌, 그저 이렇게 하루를 보냈구나 하며 해가 지는 노을을 보며 아름답다 감탄하기보다, 나를 향한 허탄한 마음에 스스로를 질책하며 탄식합니다. 이 또한 역시 하나님과의 관계로 인해 야기된 결과입니다.

성전은 눈에 보이는 교회와 내 안에 성전이 있습니다. 교회에, 예배에, 주인 되신 하나님이 부재중이시라면, 교회는 건물만 있을 뿐 진짜 교회가 아닙니다. 또한 마음에 있는 성전의 주인 되신 하나님이 부재중이시라면, 그 성전은 제 역할을 하지 못합니다. 하나님 거하셔야 할 성전에 하나님 아닌, 세상의 것이, 사단이 심어 놓은 것이 있다면, 그의 인생은 파괴되어 갈 것입니다.

제가 그랬습니다. 제 마음 안 성전은 더 이상 하나님 거하시는 성전이 아니었습니다. 세상의 염려가, 다른 사람들을 보며 비교하는 마음이, 하나님으로 가장한 사단이 있는 곳. 느헤미야 시대와 같이 예전에는 분명 성전이었으나, 이제는 불타고 황폐하여진, 쓰레기가 쌓여 냄새나고 더러운 곳이 되었습니다.

사람에게는 몸 마음 영의 영역이 있다 합니다. 세 영역이 잘 조화 되어야 하지만, 가장 근간이 되는 것은 역시 영의 영역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의 삶을 보니 정말 그러합니다.

제 삶의 성전이 무너졌을 때, 저의 삶은 참 만족이 없었습니다. 의지할 곳 없어 정처없이 떠도는 사람처럼 살게 됩니다. 다행히 내 안에 성전이 무너졌어도 갈 수 있는 교회가 있고, 이런 저를 받아주고 이해해 주고 이끌어주는 가정이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바로 서야 합니다.

‘너희는 산에 올라가서 나무를 가져다가 성전을 건축하라 그리하면 내가 그것으로 말미암아 기뻐하고 또 영광을 얻으리라 여호와가 말하였느니라’ 학개 1:8

산에 오르라 하십니다. 성전을 건축하기 위해서 필요한 나무를 구하기 위해 바다를 건너고 높고 높은 산에 오르는 것이 아닌, 뒷산 동산에 오르라 하십니다.

이 말씀을 보며 저는 어느 산에 어느 동산에 올라야할까 생각해 봅니다. 제 안에 무너진 성전을 다시 세우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까 생각해 봅니다. 무너진 성벽과 성전을 어떻게 세워야 할까요?

제 마음 속의 성벽과 성전을 그려봅니다.

성벽! 얼마 전 느헤미야 기도를 마무리하며 쓰는 묵상에서 성벽을 몸으로 묵상했었는데, 제 마음이 많이 무너졌는지 이번에는 마음으로 묵상이 되어집니다. 느헤미야 기도 기간 동안에는 되지 않는 마음을 뒤로하고, 몸을 쳐서 주 앞에 나아갔습니다. 이제 마음을 쳐야 합니다.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 로마서12:2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되어야 합니다. 마음을 새롭게 할 때에 변화가 일어납니다.

하나님의 선하심. 하나님의 기뻐하심. 하나님의 온전하신 뜻을 알고 나아가야 합니다. 세상의 염려, 물밀 듯 밀려오는 불안이 엄습할 때에 그것에 빠지는 것 아닌 말씀으로 기도로 맞서야 합니다.

역시 기본으로 돌아갑니다. 말씀과 기도!

습관을 좇아 기도하신 예수님! 말씀으로 무장한 예수님! 말씀을 성취하는 삶을 사신 예수님이십니다.

그리고, 제 삶의 주인되신 하나님을 제 삶의 주인으로 다시 인정해 드려야 합니다. 이 부분은 사실 참 잘 되지 않는 어려운 부분입니다. 2014년 제 삶의 주인은 제가 되어서 하나님을 제 삶의 방관자로 생각하며 지내온 부분이 많았습니다. 어떻게 주제파악을 해서 제 삶의 주인으로 모셔야하는지는 2015년 시작하는 시점에서 풀어야 하는 숙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아이들을 가르치다보면 기본기가 된 아이와 안 된 아이는 확연히 다른 것을 발견합니다. 부모님과 상담을 하게 되면 갖춰야 하는 것은 기본기인데, 이 기본기를 갖추는 것이 쉽지 않다고 얘기를 나눕니다. 신앙에서의 기본... 말씀과 기도로 내 삶의 중심을 하나님께 내어드리며 살아가는 것은 평생의 과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2015년! 말씀으로 하나님을 예수님을 성령님을 제대로 알아, 어긋난 것을 제대로 세우며 저의 마음의 성벽과 성전을 다시 건축하고, 기도로 견고히 세우며, 제 삶의 중심을 예수님께 드릴 수 있는 한 해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그런 한 해가 되기 위해서 도전 제목을 정해 봅니다. 실은, QT를 간단히 했습니다. 하지 않으면 허전하고 불편한 마음이 있어, 의무적으로 했었습니다. 2015년 매일 아침 QT를 하고 최소 20분 기도를 도전해 봅니다. 물론 화수목금 교회에서 기도할 시간이 있지만, QT 후 기도 시간은 제게 꼭 필요한 하나님과 1:1 만남시간인 것 같습니다.

묵상을 쓰는 중에도 제 안에 자리잡은 어긋난 마음들과 거짓된 속삭임으로 마무리 하는 것이 쉽지 않았는데, 묵상을 쓸 수 있도록 인도하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마음을 쳐서 감사함으로 묵상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