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겨울 수양회 말씀묵상 (이유미 자매)

2014년이 어느덧 작년이 되어 버렸습니다.

국가적으로, 세계적으로 다사다난하였던 2014년 한 해는 저 개인적인 삶에서도 다사다난하였던 한 해를 보내왔습니다. 2004년 연말에 교회를 나오기 시작하며 조금씩 싹 트기 시작한 신앙은 어느덧 10주년을 맞이하는 한해였으며, 제 나이 29살로 20대의 마지막으로써 보내온 한해였습니다. 이렇게 숫자에 의미를 두니 아주 의미있게 잘 보낸 한해여야 할 것 같지만 여전히 부족하였고 아등바등 그때 그때 순간 순간을 살기 위해 목표를 잊고 지내온 시간들이 후회로 남는 것은 늘 마무리 하는 시점에서 어쩔 수 없는 아쉬움입니다.

지난 한 해는 제가 올해 더욱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모양새를 갖추며 준비하는 한 해가 아니였나 싶습니다. 해가 거듭할수록 넓어져야 할 사회에서의 역량과 깊어져야 할 신앙이 늘 불안하였고, 넓이나 깊이가 변함없음을 느낄 때엔 더 이상의 새로운 도약을 하기 보다는 그 정도 선에서 타협하며 안주하는 삶을 살아 왔습니다. 어느 정도만 하거나 아니면 흉내만 내어도 별 어려움 없이 저는 직장생활도, 신앙생활도 사회생활도 감당해 왔습니다. 그래서 겉으로 보기엔 안정된 삶의 모습일지라도 내면으로는 꽤 불안하였던 것 같습니다. 이와 같았던 삶에 큰 변화를 일게 하는 것은 결혼이었습니다.

21살 어린 나이에 교제를 시작하였습니다. 신앙생활의 초기에 더욱이 어린 나이의 교제였기에 주위 분들의 염려 속에 교제를 시작한 듯 합니다. 아직 예수님을 더 깊이 만나기도 전에 더 큰 관심사가 생겨 예수님을 향한 마음과 열정에는 어느 정도 차질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하나님은 저희의 교제를 통하여 더욱이 교회와 함께 하도록 하였으며, 서로의 관계를 통해 하나님과의 관계 맺음도 배워 나가도록 하셨습니다. 저와 승준 형제님 사이에 하나님이 함께 하셨기에 8년여 간의 교제를 이어올 수 있었으며, 저와 하나님 관계에 있어서 승준 형제님이 함께 해주었기에 신앙 또한 지켜올 수 있었음을 되짚어봅니다.

저는 이른 나이에 결혼을 하고 빨리 가정을 이루고 싶었기에 삶의 목표 중 한 가지를 이룬 셈입니다. 작년 봄부터 준비되어 가을에 이루고 나니 한 해의 대부분의 시간을 결혼준비를 하며 보내왔고, 삶의 목표 한 가지를 이루고 나니 홀가분하면서도 뭔가 모를 공허함도 함께 찾아왔던 것 같습니다. 이젠 무엇을 위해 시간을 보내며, 어떠한 삶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할지를 고민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흔히들 결혼은 인생 제2막의 서막이라고들 하는데 인생 제2막의 시작됨과 동시에 새로운 삶에 대한 목표와 설계가 필요하였습니다. 가정이 생겼으니 당연히 첫째로 소망하는 것이 우리 가정과 부모님들 가정의 평안과 강건함이었습니다. 우리 가정이 잘 살려면 우리 각자가 잘 살아야 했으며, 부모님들 가정이 평안하려면 믿음이 있는 저희가 가정의 파수꾼으로 중보하는 것이 필요로 함이 공식처럼 머릿속을 채웠습니다. 먼저 우리 각자, 제가 잘 살아야 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 내면을 탄탄히 세워 나가는 것이 필요하였습니다. 내면을 탄탄히 하기 위해서는 마음속.. 제 마음속에서 여전히 문 두드리시며 진실되며 깊고 깊은 관계 맺기를 원하시는 예수님과 만남이 먼저였습니다. 모처럼 능동적으로 말씀을 찾아 읽었으며 교회 모임에 참석하기도 하며 흉내냄의 기도가 아닌 진실된 기도를 하며 예수님과 함께 스텝을 차차 밟아 나가고 있습니다. 여러 환경적인 사정으로 다소 더딘 걸음을 하고 있지만은 예수 안에서 행복한 가정을 꿈꾸는 한 이 걸음은 결코 멈추지 않을 듯합니다. 꾸준히 걸어가는 걸음걸음이 직장에서, 신앙에서, 사회에서의 넓이와 깊이가 더해지기를 소망합니다.

2015년. 서른살.

‘예수는 서른에 인류 구원을 위한 공생애를 시작했다. 서른은 청춘의 막다른 골목이 아닌 ‘콜링’을 향해 도약하는 나이‘ 라는 문구를 월간지에서 보았습니다. 왠지 비장하게 다가옵니다. 그 중 콜링이라는 단어가 강하게 다가옵니다. 올해는 나도 서른의 삶을 시작하니까 예수님 흉내라도 내보듯 ’콜링‘ 이 단어를 붙잡고 시작해야겠습니다. 이십대의 불안하고 초조한 시간을 끝내고, 아직도 듣고, 보고, 배우고, 경험할 것이 많은 나이 서른, 나를 향하신 하나님의 부르심을 향해 도약하는 한해를 시작해 봅니다. 올해 저에게는 특별함이 있습니다. 귀한 한 생명을 허락해 주셔서 올해가 더욱 특별할 것 같습니다. 을미년. 양의 해에 저는 목자 되신 예수님의 인도하심에 잘 따르는 양으로 살아가며 또한 한 생명을 품고 온전히 돌보는 목자의 삶을 살아갈 것을 기대함으로 기도하며 부르심에 합당한 삶을 살아 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이 소망이 믿음으로 실천되어 삶에서 이루어짐을 증거하는 삶을 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