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묵상 (부산교회 전현미)

느헤미야 52일 기도를 마무리 하며 쓰는 묵상입니다.

저는 21살에 샤인 자원봉사를 통해 이 교회에 오게 되었습니다. 지금 제가 꽃다운 34살 만으로는 32살이므로 교회에 온지는 14년.

하지만 부끄럽게도 말씀이 약합니다. 분명 많이 들어본 말씀이고 아는 말씀인데, 그 말씀이 어디 말씀인지 찾는 것이 저에게 그렇게 어렵습니다. 그래서 교회에서 말씀으로 골든벨을 한다하면 그 날이 참 싫었습니다.

성경에는 정말 많은 인물들이 나옵니다. 창세기만해도 노아에서 그의 아들들 야벳, 셈, 함. 셈의 아들 아브라함 그의 아내 사라, 재물로 바쳐질뻔한 이삭, 그의 아들 야곱, 요셉. 예언자들, 사사들, 다윗, 솔로몬. 신약시대에 12사도들. 사도 바울. 등등 수없이 많은 인물들이 있습니다.

예전에 교회에서 존경하는 성경 인물을 적어 한 쪽 벽에 채웠을 때가 있었는데, 그 때 저는 직장인이라는 이유로 사도 바울을 적었습니다. 바울은 텐트를 만드는 일을 하며 주의 일을 하는 훌륭한 주의 사람입니다만, 그 후에 사도 바울에 대해 알아갈 때에 그를 존경은 하지만, 좋아하기에는 먼 당신이었고, 닮고 싶기에는 더욱 더 먼 당신이었습니다. 사도 바울은 말씀에 지식이 넘쳤지만, 저는 말씀에 무지하였고, 그는 말도 잘하고 글도 아주 잘 쓰지만, 저는 그러하지 못하기에, 사도 바울께는 죄송하지만, 그런 모습들이 비인간적으로 느껴졌습니다.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 사도 바울이었습니다.

그 이후에 좋아하는 성경 인물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성경공부를 할 때에 인물을 만나면, 이 사람은 이러해서 좋고, 이 사람은 저러해서 좋았습니다.

성경 속 한 사람의 삶을 자세히 묵상하며 알아간 것은 이번 느헤미야 기도에 만난 느헤미야가 아마 처음인 것 같습니다. 느헤미야 52일 기도를 통해 만난 느헤미야는 저에게 참으로 매력적인 사람이었습니다. 그의 여러 면모가 참으로 이해되는 부분이 많았고, 저와 아주 조금은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제가 배우고 싶은 점이 있기에 더욱 마음이 끌린 것 같습니다.

느헤미야는 페르시아에서 왕에게 술을 따라 올리는 사람이었습니다. 왕 옆에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 그의 사회적 지위가 얼마나 높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그의 머나먼 고향 예루살렘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에, 유다 지방에 남아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고생을 하고 있으며, 예루살렘 성벽은 무너졌고, 성문들이 불타버렸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는 페르시아에서 부족한 것 없이 살고 있는데, 그 소식을 듣고는 자리에 주저앉아 여러 날 동안 슬퍼서 음식도 먹지 않고 울며 하나님께 기도 드렸습니다. 그런데 새롭게 와 닿은 부분은 그의 기도 중에

‘나와 내 아버지의 집이 범죄하여 주를 향하여 크게 악을 행하여 주께서 주의 종 모세에게 명령하신 계명과 율례와 규례를 지키지 아니하였나이다’(느 1:6-7) 하고 고백하였다는 것입니다.

예루살렘의 황폐함은 사실 느헤미야와 전혀 상관없을 수도 있는데, 그는 그렇게 자신의 탓이라고 고백하였습니다. 남 탓을 잘하는 저에게 참 새로운 부분이었습니다. 역시 된 사람은 다르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느헤미야는 성벽건축의 소원을 가지고, 항상 생각하고 기도했습니다. 그렇게 4개월 정도 지났습니다. 아닥사스다 왕에게 포도주를 가져갔는데, 슬픔에 찬 그의 모습을 보고 왕은 무슨 일 있냐고 물었습니다. 이 때 느헤미야는 왕에게 그 이유를 말했습니다. 자신의 조상이 묻혀 있는 성이 폐허가 되고 성문들이 불타버려 슬퍼하고 있다고 말입니다. 왕은 느헤미야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아, 이런 엄청난 기회를 얻은 것입니다.

그 시대 최고의 강국의 왕, 그러니까 오바마 대통령이 나에게 어떤 것을 원하느냐 묻는다 생각하니 저는 상상만으로 가슴이 뜁니다. 저라면 일단 이사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우리 집을! 그리고 앞으로 살기에 부족함 없는 돈을! 구했을 것 같습니다만, 역시 느헤미야는 달랐습니다.

그는 그 순간 하나님께 기도를 한 뒤, 그를 유다의 그 성으로 보내어 그 성을 다시 짓게 해달라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는 그 곳에 가기까지의 여정에 필요한 부분들을 상세히 말하여 왕에게서 구할 수 있는 최대한의 것을 얻어냈습니다.

이 철저함. 가끔 드라마에서 이런 남자 주인공들이 나오면 뿅가는데, 그럴 때 창현 형제님은 드라마의 인물일 뿐이라고 하였습니다만, 이런 인물을 성경에서 만나다니요! 느헤미야의 그 때 나이가 몇인지, 얼굴은 어떠한지 알 수 없지만, 그는 정말 멋진 사람이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는 고백합니다. 이 모든 것이 그의 철저함과 지위로, 그의 지혜로 얻어낸 것이 아닌 내 하나님의 선한 손이 나를 도와 왕이 허락하였다고 말입니다. 아~ 진짜 하나님의 사람~ 여기서 더 뿅가는 것 같습니다. 어쩜 사람이 이렇게 멋있을 수 있는지요?! 저는 제가 잘한 부분이 있다면 제 입으로 말하는 편이어서 하나님 앞에서 이런 겸손함은 찾아볼 수 없는데 말입니다.

예루살렘에 도착한 느헤미야는 성벽을 철저히 점검합니다. 어디가 어떻게 무너졌는지, 직접 다니며 상황을 파악했습니다. 그리고 그의 등장과 성벽 재건을 싫어하는 무리들의 방해가 있을 때, 기도하며 밤낮으로 지키며 성벽 재건을 해나갔습니다. 그리고 그는 이런 상황속에서도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고백하였습니다. 하나님이 그들의 꾀를 폐하셨다고 말입니다. 그의 삶은 하나님이 중심이었던 듯 합니다.

이렇게 여러 과정을 지난 52일만에 성벽재건이 완공되었습니다. 그 분위기를 생각하니, 느헤미야는 거의 영웅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만, 느헤미야는 또 고백합니다. 우리 하나님께서 이 역사를 이루신 것을 앎이니라(느6:16)하고 말입니다. 이리도 멋진 멘트를 날립니다.

그리고 에스라가 등장합니다. 느헤미야는 이제 다음으로 필요한 부분을 파악하고 에스라를 초청했을 것 같습니다. 저라면 북치고 장구치고 제가 다 했을 것 같은데, 된 사람은 이리도 다릅니다.

성벽을 재건하였고, 진정한 회복을 위한 말씀 낭독이 이어집니다. 성벽재건 완공 후 모인 백성들의 귀에 말씀이 들려집니다.

에스라가 모든 백성 위에 서서 그들 목전에 책을 펴니 책을 펼 때에 모든 백성이 일어서니라(느 8:5)

그들에게 얼마만의 말씀이었을까요? 그 말씀에 귀를 기울이는 백성들, 그 말씀 앞에 백성들의 자세는 저를 참 부끄럽게 하였습니다. 말씀 앞에, 뻣뻣한 목과 완악한 마음으로 서 있었던, 서 있는 저를 봅니다.

백성들은 말씀대로 따르며, 경배하며, 죄를 자복하였습니다. 성벽완공 후, 진정한 회복이 시작된 것입니다.

그리고 백성들은 말로 그치지 않고, 서약을 합니다.

우리가 이 모든 일로 말미암아 이제 견고한 언약을 세워 기록하고 우리의 방백들과 레위 사람들과 제사장들이 다 인봉하나이다 (느 9:38)

전 정말 이 대목에서 다시 한 번 놀랐습니다.

저는 말씀묵상을 발표할 때 나의 묵상에서의 고백과 실제 삶이 다를 때 사람들이 속으로 얼마나 욕할까 하는 생각으로 묵상발표가 참 어려웠습니다. 저는 저의 결심을 대중 앞에 한번 읽어내는 것도 힘든데, 이 백성들은 언약을 세워 기록하고 도장 찍고 고치지 못하도록 했다는 것은 정말 그들의 엄청난 변화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저도 집에 덕지덕지 붙어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이러지 말아야지 하는 것들을 여기저기 붙여두는데, 분명 효과는 있는 것 같습니다. 2014년을 마무리하며, 재정비하여서 다시 붙여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백성들의 여러 다짐들이 있습니다. 십일조에 관한 부분과 성전 섬기는 자들을 위한 다짐들.

그리하여 우리가 우리 하나님의 전을 버려두지 아니하리라 (느10:39)

느헤미야 말씀과 같이 본 학개 말씀에서

이 성전이 황폐하였거늘 너희가 이때에 판벽한 집에 거주하는 것이 옳으냐 (학1:4)

여기서 판벽한 집이란 잘 지어진 집을 의미합니다.

이 말씀도 찔림으로 다가왔습니다. 나를 먼저 돌보게 되는 것입니다.

사람은 이기적이이서 그럴 수 있다지만, 마음의 차이가 행동의 차이를 만드는 것 같습니다.

내 마음이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질 때에 교회에서의 모습 또한 그럴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마음을 하나님께로 붙들어야 합니다.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진 마음, 십자가 사랑에서 멀어진 마음을 다시 주께로 돌이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하기 위해 나의 삶에 어떤 성벽을 재건해야하는지 돌아봅니다.

성벽을 재건하고 말씀이 들려지고 백성들에게 회복이 시작되었듯이.

저의 삶에도 무엇을 재건하며 말씀을 들어야할지 제 삶의 성벽을 철저히 돌아봐야할 것입니다.

몇 해 전에, 존경하는 분으로부터 이런 말씀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실은 야단맞는 자리였는데, 영이 안 되면 몸이라도 부지런해야할 것 아니냐 하고 호통을 치셨습니다.

이번 말씀 묵상을 하며 다시 그 분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몸은 성벽 같습니다. 영이 되지 않더라도 몸을 쳐서 하나님 앞에 부지런히 나아가는 것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느헤미야 정말 참 멋있는 인물 같습니다.

저는 앞으로 존경하는 좋아하는 닮고 싶은 성경의 인물을 묻는다면 느헤미야로 답할 것 같습니다.

이번 느헤미야 52일 기도를 인도하신 하나님, 이 기도를 통해 느헤미야를 만나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며 묵상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