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제 12강 메시지

아론과 모세

말씀 출애굽기 32:1-33:23

요절 33:19

< 서 론 >

우리 모두는 하나님을 향한 신앙의 세계에 들어온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성장하는 동안 좀 더 멋진 하나님의 종이 되고자 하는 꿈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가끔 아주 본질적인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됩니다.

‘내 신앙의 목적은 무엇인가?’

‘어떻게 하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종이 될 수 있는가?’

이 두 가지 질문은 우리의 신앙 생활동안 매순간 자신에게 던져야 할 중요한 것들입니다. 그런데 특별히 이 두 가지의 소중한 사실을 다시 한번 깊게 생각케 하는 말씀이 바로 오늘 본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늘 우리 가운데 최고의 것들을 선물해 주시길 즐겨하시는 분이십니다. 그 덕분에 우리는 그분 안에서 새 인생을 얻게 되었고, 생각지도 못했던 새로운 삶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만일 우리 신앙의 목적이 하나님을 통해 그 무엇인가를 내 것으로 누리는 것만으로 끝나버린다면 하나님 그분은 도대체 우리에게 어떤 존재이실까요? 그저 우리의 필요를 말없이 채워주시는 그런 분으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닐까요? 그렇게 된다면 그저 그분은 매순간 나의 삶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수단이 되실 뿐이겠지요.

이 중요한 한 가지 문제에 대해 오늘 본문에서 모세는 아주 명쾌하게 우리에게 하나님만을 목적 삼는 신앙이 무엇인지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더불어 우리는 그를 통해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종의 모습도 분명하게 깨달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영을 여시사 중요한 이 두 가지 본질적 문제의 해답을 가슴으로부터 영접케 하시길 기도합니다. 아멘!

<제 1부> 금송아지를 만든 아론과 백성들 (32:1-29)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을 자신의 소유, 제사장 나라, 거룩한 백성으로 삼으시려고 그들과 언약을 체결코자 하셨습니다. 그래서 모세를 시내산으로 부르사 그에게 십계명과 많은 율례들을 주셨습니다. 모세는 사십일 주야를 시내산에서 금식을 하며 하나님의 말씀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산 아래에 있던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 처음의 경외심은 사라지고 모세의 하산이 더뎌짐을 인해 아론에게 기상천외한 요구를 했습니다.

일어나라 우리를 인도할 신을 우리를 위하여 만들라 이 모세 곧 우리를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낸 사람은 어찌 되었는지 알지 못함이라 (1)

지도자 모세가 생명을 거는 영적 시간을 하나님과 보내는 동안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 사이를 못 참고 우리가 어찌 그를 믿을 수 있느냐고 일어섰습니다. 그리고 모세가 전해주는 하나님은 더 이상 믿고 기다릴 수 없으니, 아론더러 자기들을 인도할 신을 만들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들은 참으로 지독한 인간들입니다. 그 동안 하나님께서 행하신 일, 모세가 그들을 위해 했던 일들을 조금이라도 기억했다면 결코 이런 식으로 나올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들은 본성적으로 너무나 죄악 되고 배은망덕한 인생들입니다. 인간의 본성이 이토록 부패한 것일까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하여 터질 것만 같습니다.

그런데 이 말도 안 되는 백성들의 요구를 아론은 그대로 들어주었습니다. 백성을 올바른 길로 인도해야할 자가 백성들의 죄악 된 요구에 지고 만 것입니다. 이는 영적인 Power가 없는 지도자들의 공통점입니다. 아론은 그들의 소원대로 그들이 애굽에서 가지고 나온 금붙이로 금송아지를 만들었습니다.

그들의 400년 애굽 생활을 공수로 보내지 않으시려고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허락하셨던 금붙이가 그들 앞에 우상으로 변하였습니다. 본성이 변하지 않은 인생들에게는 하나님의 은혜도 축복도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을 봅니다. 이 때 이런 자기 백성을 내려다 보셔야 했던 하나님의 마음은 도대체 어떠했을까요? 얼마나 기가 막히고 슬프셨을까요? ‘내가 저런 인생들을 나의 소유, 제사장 나라의 거룩한 백성으로 삼겠다고 그토록 오랜 세월 인내와 희생으로 기다렸단 말인가?’ 하며 탄식하셨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의 죄악됨에 심히 마음이 상하고 분노하사 모세에게 명하셨습니다.

너는 내려가라 네가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낸 네 백성이 부패하였도다 (7)

그리고 그분의 결심을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이 백성을 보니 목이 곧은 백성이로다 그런즉 나대로 하게 하라

내가 그들에게 진노하여 그들을 진멸하고 너로 큰 나라가 되게 하리라 (9b, 10)

하나님께서는 더 이상 그들을 감당하실 수 없노라고 탄식하셨습니다. 그 어떤 방법으로도 가능성이 안 보이는 구제불능의 인생들을 포기하실 수밖에 없노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신실한 종 모세는 여전히 사랑하사 그를 통해 다시 새롭게 역사를 이루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이 모든 말씀을 들은 모세의 가슴은 갈가리 찢기었을 것입니다. 아마 저 같으면 ‘하나님 그렇게 하십시오. 저런 인생들을 통해 무슨 하나님의 나라를 이를 수 있으며, 이제 저도 더 이상 그들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모세는 자기 백성을 포기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자기 백성의 편에서 하나님께 부르짖었습니다.

여호와여 어찌하여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내신 주의 백성에게 진노하시나이까 어찌하여 애굽 사람으로 이르기를 여호와가 화를 내려 그 백성을 산에서 죽이고 지면에서 진멸하려고 인도하여 내었다 하게 하려 하나이까 주의 맹렬한 노를 그치시고 뜻을 돌이키사 주의 백성에게 이 화를 내리지 마옵소서 주의 종 아브라함과 이삭과 이스라엘을 기억하소서 (11-13a)

모세, 그는 진노하실 수밖에 없는 하나님의 마음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하나님께 ‘이날까지 어떻게 인도하셨는데 이제 와서 포기하시려느냐’고 매달렸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을 진멸하시면 그 동안 행하신 하나님의 그 놀라운 역사는 어찌되며, 애굽인들이 하나님의 이름을 향해 얼마나 조롱할 것입니까? 그리고 하나님께서 조상들에게 하신 약속은 어찌됩니까?’ 라고 탄식했습니다.

이런 모세를 바라보신 하나님의 마음은 참으로 기쁘셨습니다. 사실 하나님뿐만 아니라 모세, 그도 포기할 때가 되었는데 포기하지 않고 어찌하든지 그 죄악 된 백성을 구해보려는 그의 간절한 목자의 심정이 하나님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뜻을 돌이키사 말씀하셨던 화를 그 백성에게 내리지 않으시겠다고 약속하시므로 자기 종 모세를 위로하셨습니다.

모세는 간신히 하나님의 진노를 거두었지만 사실 진액이 다 빠졌을 것입니다. 십계명이 새겨진 증거의 두 판을 들고 산을 내려오는 모세의 가슴은 표현할 수 없는 슬픔과 고통으로 가득 찼습니다. 죄악 된 자기 백성을 만나야 하는 고통이 그의 마음을 짓눌렀을 것입니다. 상식적인 상황이라면 하나님의 말씀이 기록된 증거의 두 돌 판을 가지고 백성에게 가는 그 순간이 얼마나 감격적이었겠습니까? 그런데 그 소중한 순간을 모세로 하여금 고통과 슬픔에 싸이게 만들었으니 이스라엘 백성들은 참으로 너무했습니다.

모세가 착잡한 심정으로 백성들 가까이 이르렀을 때, 진중에서 큰 축제의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금송아지를 만들어 놓고 기뻐 뛰놀며 춤추는 그들의 모습을 한 번 상상해 보십시오. 세상에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습니까? 하나님께로부터 모든 정황을 이미 전해 들었지만 자기 백성의 이 기막힌 모습을 직접 목격한 모세의 심정을 생각하니 그가 너무나 측은해집니다. ‘저런 수준의 인간들을 위해서 그 많은 세월 생명을 바쳐왔던가?’ 싶으니 말입니다.

우상 앞에 기뻐 뛰노는 백성들을 보고 대노한 모세는 그의 손에 들었던 거룩한 두 돌 판을 산 아래로 던져 깨뜨렸습니다. ‘너희는 하나님의 말씀을 받을 자격이 없다’는 강한 분노였습니다. 십계명이 주어지면 무슨 소용이 있고, 수많은 율례를 가르친들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잠시도 못 기다리고 금송아지를 하나님이라 기뻐 노래하는 인간들인데 말입니다.

저 같으면 두 돌 판을 던지고 그 길로 다시 산으로 들어가 버렸을 것 같습니다. 더 이상 그런 인간들과 얼굴을 맞대고 싶지도 않고, 무슨 말을 하고 싶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모세는 역시 위대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자들에게 다가가서 그들의 죄를 지적하고 징계하였습니다.

먼저 그들이 만든 금송아지를 불살라 부수어 가루로 만들어 물에 타 마시도록 했습니다. 우상이 얼마나 아무 것도 아니며, 우상 숭배의 죄가 얼마나 무서운 죄인가를 철저히 다스리고자 한 행동입니다. 그리고 모세는 아론을 문책했습니다.

이 백성이 네게 어떻게 하였기에 네가 그들로 중죄에 빠지게 하였느뇨 (21)

물론 우상을 만들자는 제안은 백성이 했습니다. 그런데 모세는 아론더러 ‘네가 백성들로 중죄에 빠지게 했다’고 문책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입니까? 아론 그가 지도자이기 때문입니다. 모세가 없는 동안 그는 백성을 지켜야 할 책임을 가진 자였습니다. 백성들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책임도 더 중요한 것은 백성들이 하나님 앞에 범죄치 않도록 지키는 영적 책임을 맡은 자입니다. 그런데 그는 영적 책임을 다하지 못했습니다.

그는 지도자로서 져야 할 영적 책임에 대한 분명한 인식조차 못했었음을 그의 변명을 통해 볼 수 있습니다. 22-24 말씀을 보십시오.

아론이 가로되 내 주여 노하지 마소서 이 백성의 악함을 당신이 아나이다 그들이 내게 말하기를 우리를 위하여 인도할 신을 만들라 이 모세 곧 우리를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낸 사람은 어찌 되었는지 알 수 없노라 하기에 내가 그들에게 이르기를 금이 있는 자는 빼어라 한즉 그들이 그것을 내게로 가져왔기로 내가 불에 던졌더니 이 송아지가 나왔나이다

아론 그는 자신에게는 전혀 책임이 없는 것처럼 말했습니다. 이 모두가 본래 죄악 된 백성들의 본성이 빚어낸 죄이며, 그는 현재 그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조차 파악을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모세는 다시 한 번 힘주어 “아론이 그들로 방자하게 하여 원수에게 조롱거리가 되게 하였음이라”(25)고 책망했습니다.

지도자의 생명력은 백성을 올바르게 인도하는 것입니다. 지도자가 불의를 막지 못하는 것처럼 무능력하고 큰 죄는 없습니다. 그런 무능력한 지도자는 백성을 죄에 빠지도록 방치하며, 그 결과 하나님의 이름을 세상의 조롱거리가 되게 만듭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의 역사 안에서 지도자의 삶을 소망합니다. 아마 지도자가 갖는 Charisma에 대한 막연한 동경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지도자의 자질을 먼저 갖추어야 합니다. 특히 하나님의 역사 안에서의 지도자는 더욱 그러합니다.

그러면 아론의 문제는 무엇입니까? 한 마디로 그 자신이 영적으로 잠든 자였습니다. 영적으로 잠든 자는 영적 분별력을 상실합니다. 그런 지도자는 선악의 분별은커녕 영적인 힘도 전혀 없습니다. 그저 백성들의 비위를 맞추는 인간적인 생각만 할뿐입니다.

아론과 같은 자를 인본주의의 전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일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지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백성들의 기분을 맞추는 쪽으로 의사 결정을 하는 사람 말입니다. 이런 사람이 하나님 역사에 Leader가 되면 결정적인 순간에 하나님 대신 금송아지가 등장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지도자가 되고자 하는 소원만 불태울 것이 아니라, 정말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지도자, 결정적인 순간에 선악을 분별하고 영적인 Power를 발휘할 수 있는 지도자가 되고자 투쟁하며 성장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런 지도자는 하루아침에 탄생하지 않습니다. 한 사람의 깨어 있는 영적 지도자가 탄생하기까지는 수많은 세월과 그 개인의 피나는 투쟁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빚어진 지도자만이 정말 지도력이 필요할 때 영적인 Power를 행사할 수 있습니다.

모세는 이 사건의 결론을 “누구든지 여호와의 편에 있는 자는 내게로 나오라”는 말로, 회개하고 하나님 편에 새롭게 서는 자를 구분해 냈습니다. 그 때 레위 자손이 다 모여 그에게 나오자 그들을 통해 이 엄청난 죄악을 도모한 백성들 중 3천명 가량을 죽였습니다. 이로써 우상 숭배의 죄악이 얼마나 무서운 죄인지를 분명히 보여 주었습니다.

발생된 심각한 사건을 피하지 않고 하나님 편에서 단호하게 처리하는 모세의 모습을 보면서 ‘아! 저런 사람이 정말 지도자이구나’하는 감탄을 하게 됩니다. 죄인들을 사랑하는 것과 죄를 처단하는 것은 명백히 구분되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안에도 모세와 같은 지도력과 영적인 Power를 허락하사, 이 시대 가운데 정말 하나님이 기뻐 쓰실만한 Leader들로 빚으시기를 기도합니다.

<제 2부> 모세에게 은총을 입히신 하나님 (32:30-33:23)

모세는 이튿날 자기 백성이 행한 그 엄청난 죄를 사함 받고자 하나님을 만나러 다시 산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기도하기를

슬프도소이다 이 백성이 자기들을 위하여 금신을 만들었사오니 튼 죄를 범하였나이다 그러나 합의하시면 이제 그들의 죄를 사하시옵소서 그렇지 않사오면 원컨대 주의 기록하신 책에서 내 이름을 지워버려 주옵소서 (31, 32)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무슨 말을 하기 전에 모세 그는 자기 백성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엄청난 것이었음을 가슴 깊이 절감했습니다. 그래서 이미 그 죄를 단호히 다스렸습니다. 그러면서도 그 죄가 하나님 앞에서 사함 받을 수 있는 죄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스라엘은 만군의 여호와 하나님 대신 금송아지를 만들어서 자기들을 인도하신 신이라고 기뻐 뛰놀았습니다. 이게 어디 용서받을 죄입니까?

모세는 이 사실을 알기에 눈물로 죄 사함을 구했습니다. 그리고 용서하실 수 없거든 자신도 자기 백성과 함께 생명 책에서 지워달라고 하였습니다. 자기 백성들의 죄를 친히 책임지고자 하는 목자요 지도자로서의 그의 진심이었습니다. 백성들이 용서받을 수 없다면 자신도 구원에서 제외되기를 원하는 그의 마음이 정말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그러나 모세의 이 간절함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이제 가서 내가 네게 말한 곳으로 백성을 인도하라 내 사자가 네 앞서 가리라 그러나 내가 보응할 날에는 그들의 죄를 보응하리라 (34)

현재는 부분적으로 그들을 향한 진노를 거두셨지만 근본적으로 그들의 죄를 다스리겠다고 하십니다. 물론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약속은 지키시겠다고 하십니다. 즉 이스라엘을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에 이르게 하시겠다는 말씀입니다. 하나님의 사자를 그들 앞서 보내사 가나안 거민을 쫓아내시고 그들에게 약속한대로 가나안을 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한가지를 덧붙였습니다.

나는 너희와 함께 올라가지 아니하리니 너희는 목이 곧은 백성인즉 내가 중로에서 너희를 진멸할까 염려함이니라 (33:3)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출애굽 시키신 유일한 목적은 그들과 함께 하시기를 위함이셨습니다. 그들 속에 임마누엘 하사 다시는 그들을 떠나지 않고자 그토록 많은 세월 모든 것을 투자하여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스스로 그들과 함께 가지 않으며 그들과 함께 있는 것을 포기하시겠다고 말씀하셨으니 그 마음이 어떠 하셨겠습니까?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죄악됨에 너무 많은 충격과 상처를 입으셨습니다. 그들이 어제 또 무슨 짓을 할지 모르는 것을 너무도 잘 아시기에 아예 그들과 함께 가지 않겠다고 하신 것입니다. 또 다시 그런 무서운 죄를 행하면 거룩하신 하나님께서 더 이상 그들을 봐주실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도중에 진멸 당하느니 차라리 너희들끼리 가나안에 가라고 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은 당신이 그 많은 희생을 치르고도 여기까지 인도해온 자기 백성을 진멸하고 싶지 않으셨습니다. 그래서 당신의 사자만 보내고 이제 후로는 그들과 함께 하는 일은 하지 않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을 하셔야 했던 하나님의 마음을 생각하니 가슴이 찢어지는 듯 합니다. 우리 인생을 향한 하나님의 가장 큰 소망이 무엇임을 알기에 참으로 가슴이 아픕니다.

당신의 백성들 속에 함께 거하시는 것만이 그분의 가장 큰 소망이셨는데, 그것을 스스로 포기하셔야 했으니 그분의 마음이 얼마나 갈가리 찢기었을까요? 가나안을 주시는 것이 궁극적 목적이었다면 하나님이 직접 가셔서 주시나, 그의 사자를 통해서 주시거나 무슨 차이가 있겠습니까? 그러나 하나님의 궁극적인 목적은 그것이 아니었기에 이 말씀을 하기면서 참으로 견디기 힘드셨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때 모세는 이 하나님의 아픈 마음을 온전히 헤아리고, 그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백성 앞에 부르짖습니다. 그리고 그는 하나님과 다시 대화를 하고자 회막에 들어갔습니다. 이때 하나님께서 모세를 회막 안에서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모세 그는 하나님 그분께 무엇이 가장 중요한 것인지를 너무도 잘 알았습니다. 이런 자기 종 모세를 기다리는 하나님의 마음은 참으로 기뻤을 것입니다. 가나안을 선물하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이 자신을 사랑하는 자들과 함께 있고 싶은 것이 하나님의 가장 큰 바램임을 성경은 기록하고 있습니다.(11) 그러면 하나님과 모세 사이에 오고간 대화의 내용이 무엇입니까? 모세가 먼저 하나님께 말씀드렸습니다.

주께서 나더러 이 백성을 인도하여 올라가라 하시면서 나와 함께 보낼 자를 내게 지시하지 아니하시나이다 (12a)

즉 ‘아론은 백성과 똑같이 범죄한 자이니 다른 동역자를 제게 허락해 주셔야 하지 않습니까?’라는 말입니다. 그러나 그가 정말 하나님께 하고 싶은 말은 함께 할 동역자를 주시라는 말이 아니었습니다.

주께서 전에 말씀하시기를 나는 이름으로도 너를 알고 너도 내 앞에 은총을 입었다 하셨사온즉 내가 참으로 주의 목전에 은총을 입게 하시며 이 족속을 주의 백성으로 여기소서 (12b, 13)

이는 ‘하나님이여! 내가 정말 당신의 은총을 입은 자이며, 하나님께서 정녕 저를 아시고 사랑하신다면 지금 제 마음에 가장 원하는 바 그 한 가지를 들어주소서’라는 탄식입니다.

그러면 모세 그가 가장 원하는 바는 무엇입니까? 15절을 보십시오.

주께서 친히 가지 아니하시려거든 우리를 이곳에서 올려 보내지 마옵소서

모세 그가 원했던 것은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과 영원히 함께 하는 삶, 하나님 그분 자체였습니다. 모세 그가 왜 모든 것을 버리고 가나안에 가고자 했습니까? 그것은 이제 영원토록 하나님과 함께 있을 수 있다는 한 가지 사실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이 함께 가지 않으시겠다고 하시니 하나님이 안 계시는 가나안이 그에게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하나님께서 하늘의 모든 천군 천사를 다 보내사 가나안을 정복케 하시고 지키신다 하셔도 그에게는 그 모든 것이 의미가 없었습니다. 모세, 그가 원하는 것은 젖과 꿀이 흐르는 기름진 땅도, 하늘의 천군 천사도 아닌 오직 하나님 그분이었습니다. 하나님 그분과 함께 하는 곳에서만이 그의 삶은 의미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 하나님께서 함께 가지 않으시면 우리도 가지 않겠노라고 할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모세의 이 말을 들은 하나님은 얼마나 행복하셨을까요? 아마 이스라엘 백성의 죄로 인해 입으셨던 마음의 상처가 모세 한 사람의 그 진심으로 다 씻기고도 남으셨을 것 같습니다. 하나님은 참으로 모세 같은 종이 있으므로 인해 행복하셨을 것입니다. 하나님이 함께 계시지 않는 곳은, 그 어디도 자신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노라고 고백하는 모세의 탄원에 하나님은 이렇게 대답하셨습니다.

내가 친히 가리라 내가 너로 편케 하리라 (14)

너의 말하는 이 일도 내가 하리니 너는 내 목전에서 은총을 입었고 내가 이름으로도 너를 앎이니라 (17)

하나님이 함께 가시지 않겠다는 한 마디 때문에 그토록 고통스러워하는 자기 종 모세를 보신 하나님은 네 마음을 편케 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하겠다고 하셨습니다. 즉 하나님의 생각을 바꾸어 모세가 원하는 대로 하겠노라고 하셨습니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모습을 그려보면서 하나님께서 진정으로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됩니다. ‘하나님이 함께 하시지 않는 가나안보다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이 광야가 제게는 천국입니다’라고 말하는 자기 종 모세를 위해 그분이 무엇인들 못하시겠습니까? 사람이 천천 만만의 수양으로 어찌 이보다 더 하나님을 기쁘게 할 수 있겠습니까?

하나님을 가장 기쁘시게 하는 일은 매순간 하나님의 마음을 아는 일입니다. 그러려면 모세처럼 하나님 그분을 목적 삼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우리 신앙의 목적이 하나님이 주시는 가나안에 있는 게 아니라, 하나님 그분과 함께 거하는데 있을 때 우리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그분의 종들이 될 수 있음을 심령 깊이 영접합니다. 이 시간 우리 모두 정말 하나님만을 목적 삼는, 그분과 함께 있는 삶 자체를 신앙의 최고 목표로 삼을 수 있는 그런 하나님의 사람들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 결 론 >

우리는 오늘 모세라는 한 인물을 통해 하나님만을 목적 삼는 순수한 신앙의 세계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런 모세를 인해 너무도 기뻐하시며 행복해 하시는 하나님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 시간 우리 조용히 눈을 감고 우리 각자의 신앙이 무엇을 목적 삼고 달리고 있는지 돌아보는 시간을 갖기를 바랍니다. 우리 신앙의 목적이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으로 그쳐버릴 때, 그것이 비록 하나님이 주시는 선물일지라도 우리 신앙의 수준은 아론이나 이스라엘 백성의 수준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언제든지 가나안만을 얻을 수 있다면 변질될 수 있는 신앙의 형태를 갖게 됩니다.

그러나 모세처럼 하나님 그분과 함께 있는 것 자체가 신앙의 목적일 때 우리의 신앙은 어떤 가운데서도 변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런 순수한 신앙의 목적을 갖고 사는 인생을 하나님께서 얼마나 기뻐하시는지 새롭게 깨닫게 됩니다.

우리 모두 늘 우리 속에 임마누엘 하시는 것을 가장 큰 소망으로 갖고 계시는 그 하나님의 마음처럼 하나님과 함께 하는 것만을 신앙의 목적 삼는 인생들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래서 이 죄악 된 세상에 우리가 있음으로 인해 하나님이 기뻐하시고 행복해 하실 수 있는 그런 하나님의 사람들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