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6강 메시지

홍해를 가르신 하나님

말씀 출애굽기 14:1-15:21

요절 14:21, 22

< 서 론 >

저는 가끔 ‘저를 비롯한 우리 모두의 신앙의 현주소는 어느 만큼 될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신앙 생활을 제법 오래 해왔고, 나름대로 투쟁도 하고 거창한 신앙의 논리를 세워 보기도 할 줄 아는 우리들. 그러나 정말 우리가 믿음으로 할 수 있는 것은 과연 얼마나 될까요?

신앙의 실체라는 것이 늘 실제 상황에서 비로소 그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기에 우리 각자가 자기 신앙의 현주소를 파악하는 일이 그리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우리가 살아온 지난날 동안 그리고 살아가는 현재의 삶이 힘들었고 또 어렵노라 얘기하지만 사실 우리는 정말 어려웠던 지난날을 얘기할만한 세대가 아닙니다.

각기 개인차가 있지만 특별히 진퇴양난의 위기를 경험해온 세대가 아니며, 지금도 사실은 특별한 어려움이 없이 사는 정말 편안한 시대의 인물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작은 문제, 그리 힘들지 않은 어려움 앞에서도 세상 고통 혼자 다 짊어진 듯한 아주 유약한 모습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신앙의 강인함이란 책상 앞에서 얻을 수 있는 재산이 아닙니다. 큰 소리로 기도를 하고 말씀을 담대히 전한다고 해서 그를 강인한 신앙인이라 부를 수는 없습니다. 강인한 신앙인은 정말 위기에 강한 사람입니다. 그의 의지로 위기 상황을 버티는 자가 아니라 살아 계신 하나님을 믿기에 어떤 위기 속에서도 강해질 수 있는 사람을 우리는 강인한 신앙인이라고 부릅니다.

성경에는 이런 강인한 신앙을 가진 믿음의 선배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특히 오늘 본문의 주인공인 모세는 정말 강인한 신앙인의 대표적인 인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시간 그의 신앙이 유약한 우리들의 모습에 큰 도전으로 임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 본 론 >

애굽 온 천지를 통곡하게 만들었던 장자 재앙으로 장자를 잃어버린 바로는 어쩔 수 없이 이스라엘의 출애굽을 명령했습니다. 그런데 출애굽 직후 이스라엘이 애굽을 완전히 빠져나갔다는 것을 전해들은 바로는 그때서야 현실을 직시했습니다. 이스라엘이 아주 가버릴 지도 모른다는 염려를 안 했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자기가 공적으로 허락한 것은 광야에서 희생제를 드리고 오는 것뿐이었는데, 이스라엘이 아주 출애굽 했다는 현실 앞에서 그가 얼마나 당황했겠습니까?

그래서 “우리가 어찌 이같이 하여 이스라엘을 우리의 섬김에서 놓아 보냈는고” (5b) 하며 탄식을 했습니다. 이에 바로는 즉시 애굽 온 천지에 이스라엘 추격 명령을 내리고, 특별 병거 육백승과 애굽의 모든 병거를 동원하여 자기가 직접 출정을 했습니다. 애굽 왕 바로 그에게 있어서 막대한 노동력이었던 이스라엘의 출애굽은 참으로 심각한 문제였습니다.

이때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이스라엘 자손을 돌쳐서 바다와 믹돌 사이의 비하히롯 앞 곧 바알스본 맞은편 바닷가에 장막을 치라고 하셨습니다. 여기서 ‘돌쳐서’란 ‘뒤로 돌이키다’라는 뜻입니다. 즉 여지껏 숙곳에서 에담까지 줄곧 행군해왔던 북동쪽 방향에서 전혀 다른 길, 그것도 막다른 길로 인도하셨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명하신 길이 얼마나 인간적으로 불리한 위치였는지 추격하는 바로의 말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들이 그 땅에서 아득하여 광야에 갇힌 바 되었다 (13)

‘아득하다’는 말은 ‘당황하다, 방황하다’는 뜻입니다. 즉 바로의 눈에는 출애굽 한 이스라엘이 어디로 갈지를 모른 채 방황하다가 막다른 골목에 이른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래서 바로는 자기가 추격을 하면 오합지졸 같은 이스라엘 정도야 단숨에 사로잡을 것이라 여겼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스라엘 앞에 이런 위기 상황을 만드신 분이 곧 하나님이십니다.

4절에 기록된 대로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을 막다른 골목으로 인도하신 후 바로가 추격해 오도록 유인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바로와 온 애굽 군대에게 하나님이 살아 계신 여호와이심을 다시 한번 보이시고자 하셨습니다.

애굽인들은 지난 400년 동안 여호와를 떠돌이 유랑민의 신으로 우습게 여겼습니다. 그러나 애굽 전체에 내렸던 열 가지 재앙을 통해 그들은 비로소 하나님의 위력을 실감했었습니다. 이제 하나님께서는 또 한 사건을 통해 여호와가 천하에 유일한 살아 계신 하나님이심을 보이시고자 하셨습니다. 그리고 이번 사건을 통해 긴 광야의 여정 동안 많은 사건을 만나야 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다시 한 번 살아있는 믿음을 더하시고자 하셨습니다. 즉 살아 계신 하나님께서 너무나 크신 능력과 섬세함으로 그들과 함께 하신다는 믿음을 더욱 강하게 심고자 하셨습니다.

우리 하나님이 당신의 백성들 속에 만드시는 모든 사건은 그 어떤 것도 그저 우연인 것이나 실수로 그리된 것이 없음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됩니다. 그러므로 모든 사건을 우리의 인간적인 눈으로 바라보지 말고 그 속에서 하나님의 선하신 뜻을 발견해야 합니다.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치밀한 계획에 따라 방향을 급선회하여 처음에는 출애굽의 감격 때문에 순종하여 잘 나아갔습니다. 그런데 바로가 이끄는 애굽의 군대와 병거가 자기들 가까이 미치자 이를 인하여 심히 두려워하며 여호와께 부르짖었습니다. 사실 그때 그들이 느낄 수 있었던 공포감은 컸을 것입니다. 앞은 홍해가 출렁이고 주변은 광야와 사막뿐인데 뒤에서는 애굽의 그 많은 병력이 추격해 오는 것입니다. 아마 이런 경우를 일컬어 ‘사면초과’라 할 것입니다.

온실 같은 고센 땅에서만 400여 년을 살아왔던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이 상황은 참으로 감당키 힘들었을 것입니다. 그러자 그들의 두려움은 당장 불평과 원망으로 변하였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들이 모세에게 한 불평과 원망은 하나님이 이루신 모든 역사의 근본 뿌리를 흔들어 놓는 아주 수준 낮은 것이었습니다. 11, 12절을 보십시오.

애굽에 매장지가 없으므로 당신이 우리를 이끌어내어 이 광야에서 죽게 하느뇨 어찌하여 당신이 우리를 애굽에서 이끌어내어 이같이 우리에게 하느뇨 우리가 애굽에서 당신에게 고한 말이 이것이 아니뇨 이르기를 우리를 버려 두라 우리가 애굽 사람을 섬길 것이라 하지 아니하더뇨 애굽 사람을 섬기는 것이 이 광야에서 죽는 것보다 낫겠노라

출애굽이 이루어지기까지 그들은 하나님께서 행하신 놀라운 역사를 친히 체험했습니다. 그 일은 여호와 하나님이 아니시면 할 수 없는 능력의 역사임을 어린아이까지도 모두 보았습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그들은 자기들 안에 이루신 그 놀라운 역사를 모세의 악행으로 돌리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그들의 수준을 무슨 말로 평가해야 할지 다만 가슴이 아플 뿐입니다.

이때 지도자 모세는 얼마나 기가 막히고 억울했을까 생각해 봅니다. 모세인들 현재의 이 위기 상황을 예측하고 온 것이 아닙니다. 그저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여 여기에 이른 것입니다. 그런데 그 모든 위기 상황의 책임을 자신에게 묻고 따지는 백성들을 보면서 얼마나 허탈한 심정을 가졌을까 생각해 봅니다. 모세 그에게는 외적인 위기 상황보다도 백성들의 원망과 불평이 더 힘들었을 것입니다. 그들과 함께 동역 하여 가나안까지 갈 일이 참으로 암담했을 것 같습니다.

지도자에게 있어서 가장 힘든 때가 이런 경우입니다. 가나안은 지도자 한 사람을 위한 약속의 땅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가나안으로 향하는 길에 만나는 크고 작은 일은 함께 그 길을 가는 사람들이 공동으로 헤쳐 나가야 할 숙제들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나안의 유업은 자기 몫으로 누리기 원하면서도, 그 가는 길에서 만나는 모든 문제의 책임은 지도자 한 사람에게 전가하려고 합니다. 동역이란 함께 책임을 지고 나가는 관계입니다. 그런데 정말 동역자가 필요한 위기 상황에서 지도자들은 모세 같은 입장에 놓이기가 쉽습니다.

그러면 이 상황에서 모세는 어떻게 했습니까? 13, 14절을 우리 다 함께 읽겠습니다.

모세가 백성에게 이르되 너희는 두려워 말고 가만히 서서 여호와께서 오늘날 너희를 위하여 행하시는 구원을 보라 너희가 오늘 본 애굽 사람을 또 다시는 영원히 보지 못하리라 여호와께서 너희를 위하여 싸우시리니 너희는 가만히 있을지니라

모세는 그 진퇴양난의 외적 상황과 배은망덕한 백성들 앞에서 조금도 동요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기다렸던 상황을 만난 듯이 아주 담대히 외쳤습니다. 13, 14절에 기록된 모세의 믿음은 그 어떤 다른 말로도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애굽의 전 병력이 우리를 추격해와도 그들은 결코 살아서 돌아가지 못한다고 말하는 모세. 그의 그 확신은 하나님께서 지금 우리를 위한 구원의 새 일을 이루실 것을 믿는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니 ‘너희가 할 일은 너희를 위해 싸우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며 가만히 있으라’ 는 것입니다.

저는 본문의 모세를 만날 때마다 ‘신앙의 깊이가 얼마나 성숙해지면 사람이 그 위기에서 그렇게 의연해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이런 사람을 강인한 신앙인이라 하지 않겠습니까? 아주 작은 일에서도 금세 당황하고 두려워하는 유약한 우리에게 모세의 이 모습은 참으로 위대해 보입니다. 그러나 이 모세의 모습이 우리에게 얼마나 큰 소망이 되는지요.

우리가 잘 알듯이 모세가 처음부터 이렇게 강한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40년을 실패의 상처를 안고 광야 생활을 했던 그가 얼마나 연약한 자였는지 우리는 지난 말씀들을 통해 충분히 보았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능력은 사람을 이처럼 놀랍게 변화시킵니다.

모세를 통해 이루어진 수많은 일들도 참으로 놀랍지만, 그의 변화 자체가 주는 놀라움은 참으로 대단합니다. 하나님의 부르심 앞에 ‘주여 보낼만한 자를 보내소서’ 하던 연약한 그가 절대 위기의 상황에서 ‘가만히 서서 여호와께서 행하실 일을 지켜보자’ 고 외칠 수 있는 자로 변했다는 사실이 참으로 놀랍습니다. 이것이 곧 하나님이 부르신 자를 변화시키시는 놀라운 하나님의 역사입니다.

이 하나님이 곧 우리의 하나님이시니 우리가 그 분 앞에 잘 훈련되면 모세가 변했듯이 우리 또한 강인한 신앙의 소유자로 변하지 않겠습니까? 성경의 인물들 중 모세만큼 많은 세월동안 하나님의 훈련 속에 빚어진 인물도 드뭅니다. 그러나 그 모든 훈련의 시간들이 결코 그냥 흘러간 게 아니었음을 모세의 변화를 통해서 다시 한 번 봅니다.

우리의 신앙 가운데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입니까? 우리 각자 수많은 기도 제목과 소원을 갖고 있지만 사실 모세처럼 변할 수만 있다면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겠습니까? 그 어떤 위기에서도 일어나 일하실 하나님을 설레는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는 믿음만 있다면 우리 인생에 문제될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그 어떤 위기도 믿음으로 대처할 수 있는 신앙, 그것은 참으로 위대한 능력입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그런 능력입니다. 우리가 가야 할 인생 길에는 얼마나 많은 홍해가 기다리고 있는지 모릅니다. 우리는 또 얼마나 매번 광야에 갇혀 애굽의 추격을 받아야 할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 날까지 너무도 편하게만 살아온 우리가 그런 상황들을 어떻게 대처해 갈 수 있을까요?

저는 우리 중 대부분의 모습을 고센 땅에서 큰 변화 없이 살아온 이스라엘 백성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우리가 진퇴양난의 위기 상황에서 연출할 수 있는 모습이란 게 이스라엘 백성들과 특별히 다르리라는 생각을 안 합니다. 이런 현주소를 가진 우리가 모세처럼 강인해지려면 한 가지 훈련을 받아야 합니다.

너희는 가만히 있으라

그 어떤 가운데서도 요동치 않고 가만히 있을 수 있는 훈련만이 우리를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면 왜 우리에게 가만히 있는 훈련이 필요합니까?

첫째, 우리가 가만히 있을 때 비로소 하나님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조용히 하나님의 일하심을 지켜보는 아주 수준 높은 기도이며 신앙입니다. 하나님께서 일하시도록 부르짖는 기도도 참 귀한 신앙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일하실 것을 믿고 조용히 지켜보는 기도는 더 귀한 믿음입니다.

둘째, 가만히 있지 않으면 우리의 생각은 인간적인 방법을 찾고 우리의 입술은 부정적이 됩니다. 저는 역사를 섬기면서 가장 동역하기 힘든 사람이 가만히 있는 훈련을 못 받은 사람과의 동역이었음을 기억합니다. 그래서 정말 중요한 일을 결정해야 하는 경우는 본의 아니게 그런 사람을 소외시키게 됩니다. 왜냐하면 그의 생각과 입술의 말이 그저 인간적이고 부정적일 수밖에 없음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우리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하나님을 믿으므로 ‘가만히 있을 수 있는 자’ 가 되기를 원하십니다. 그러나 그런 신앙은 아주 많은 훈련을 통해 빚어집니다. 오늘부터 실제 생활에서 ‘가만히 있는’ 침묵 훈련을 받고자 도전할 때, 우리 안에 서서히 정착될 수 있는 수준 높은 신앙입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는 그 진퇴양난의 상황 가운데 어떤 길을 내셨습니까? 19-21절을 보십시오.

이스라엘 진 앞에 행하던 하나님의 사자가 옮겨 그 뒤로 행하매 구름 기둥도 앞에서 그 뒤로 옮겨 애굽 진과 이스라엘 진 사이에 이르러 서니 저 편은 구름과 흑암이 있고 이 편은 밤이 광명하므로 밤새도록 저 편이 이 편에 가까이 못하였더라 모세가 바다 위로 손을 내어민대 여호와께서 큰 동풍으로 밤새도록 바닷물을 물러가게 하시니 물이 갈라져 바다가 마른땅이 된지라

참으로 우리 하나님의 역사 방법은 신기하고 놀랍습니다. 어떻게 바다 가운데 길을 내셔서 자기 백성을 구해낼 생각을 다 하실 수 있는지. 참으로 그 분 앞에는 나지 못할 길이 없으며 고정된 방법이 있을 수 없음을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 당신의 백성을 위해서라면 자유 자재로 모든 방법의 길을 내실 수 있는 우리 하나님을 온 마음으로 찬양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하나님의 역사를 섬기면서, 그리고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인생을 살면서도 매순간 길이 없다는 부정적인 사고를 갖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그것은 모든 상황 속에서 길을 자유 자재로 내실 수 있는 이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내 인생의 모든 길에 이 하나님께서 직접 개입하실 수 있다는 사실을 영접치 못하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눈에는 길을 내는 방법이 지극히 제한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홍해 앞에서는 길이 도무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 하나님께서는 길을 내는 방법에 제한이 없으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미 나 있는 길을 바라보는 습성부터 버려야 합니다. 홍해 속에 이미 나 있는 길이 어디 있겠습니까? 홍해에는 준비된 길도, 숨겨진 길도 없습니다.

그러나 언제 어디서든지 새 길을 마음대로 내실 수 있는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하나님을 믿고 그 분의 행하심을 바라보면 됩니다. 우리는 무슨 일을 함에 있어서 전략이니 방법이니 라는 말을 많이 씁니다. 그러나 그런 선 경험들이 오히려 우리를 얼마나 믿음 없게 만드는지 모릅니다.

저는 올해부터 시작된 이 21세기에는 우리 역사가 정말 믿음으로 홍해를 가르는 역사이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국내 사역이건 세계 선교이건 우리 앞에 있을 법한 어줍잖은 오솔길을 찾지 말고 그냥 길이 없는 홍해 그대로를 향해 가기를 바랍니다.

사실 우리 역사가 가야할 길들은 너무나 분명합니다. 우리가 가야할 길 그 어느 곳에도 이미 나 있는 길은 없습니다. 그저 우리 눈앞에 보이는 것은 열 번, 백 번 보아도 시퍼런 홍해일 뿐입니다. 그러므로 그냥 우리는 우리가 가는 길, 그 현실 자체를 인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다보면 누군가가 먼저 닦아 놓은 길이 있을 거야’하는 안일한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길이라고는 전혀 있을 수 없는 홍해들만이 우리 앞에 겹겹이 기다리고 있을 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그런 홍해들을 향해 소망을 갖고 갈 수 있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바로 하나님께서 너무도 기이한 방법으로 우리 앞의 홍해에 길을 내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길을 내시되 몇 사람이 갈 수 있는 오솔길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능히 함께 갈 수 있는 대로를 내실 것을 믿기에 우리는 홍해 앞에서 담대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 역사가 가야 할 목표와 방향은 분명히 압니다. 그러나 어떻게 가야 할지 그곳으로 가는데 어떤 길들이 있는지는 아무도 구체적으로 알지 못합니다. 오직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하나님께서 우리 앞에 대로를 내실 것이며, 우리는 사람의 길이 아닌 하나님께서 친히 내신 대로를 걸어 홍해를 건너야 한다는 분명한 믿음의 결단과 각오입니다.

그러므로 이제 우리의 시각이 바뀌어야 합니다. 우리 앞에 홍해가 생겼다고 호들갑을 떨지 맙시다. 우리 앞의 홍해는 이미 예비 된 것일 뿐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 홍해에 대로를 내실 하나님을 믿음으로 바라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딴 길이 아닌 하나님이 내신 그 길을 걸어 가나안을 정복하는 주인공들이 되고자 하는 것입니다.

홍해에 길이 나는 것을 목격하고 그 길을 향해 갔던 사람들은 이스라엘 백성들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때 함께 있었던 애굽 사람 모두도 그 사실을 목격하고 그 대로에 발을 내딛었습니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이스라엘은 그 길을 정말 육지처럼 끝까지 평안히 건널 수 있었으나 애굽 사람들은 몰사를 당했습니다. 하나님이 내신 길을 목격하고 그 길에 발을 딛는다고 해서 모두 그 길을 통한 승리와 영광을 얻는 것이 아닙니다.

홍해에 대로가 날 것을 믿음으로 기다렸다가 믿음으로 그 길을 걷는 자만이 그 길 끝에 있는 승리와 영광을 자기의 것으로 누릴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 길은 인간적인 방법으로 낸 길이 아니라 믿음으로 난 길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믿음으로 홍해를 육지처럼 건넌 후, 이스라엘 백성들의 기쁨이 어떠했을까요? 그 모습이 15장에 기록된 모세의 찬송 속에 너무나 선명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우리 다 함께 15:1, 2절 말씀을 함께 읽겠습니다.

내가 여호와를 찬송하리니 그는 높고 영화로우심이요 말과 그 탄 자를 바다에 던지셨음이로다 여호와는 나의 힘이요 노래시며 나의 구원이시로다 그는 나의 하나님이시니 내가 그를 찬송할 것이요 내 아비의 하나님이시니 내가 그를 높이리로다 (1, 2)

이 사건을 통해 가장 큰 은혜를 받은 자는 당연히 지도자 모세였습니다. 사실 그 한 사람의 믿음이 이스라엘을 위기에서 구원한 것입니다. 그는 하나님을 ‘나의 힘, 나의 노래, 나의 구원이라’ 찬송했습니다. 이 찬송을 부르는 모세의 승리의 모습이 선명하게 보이는 듯 합니다.

그가 불렀던 자기 하나님을 향한 그 찬송은 세상의 그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그런 노래였을 것입니다. 모세가 불렀던 이 찬송은 그 가슴에 구원의 감격이 넘치는 자들만이 부를 수 있는 그런 구원의 노래입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그 진퇴양난의 위기에서 오직 하나님을 믿는 믿음으로 나아갔는데 하나님께서 자기 믿음대로 멋지게 역사 하셨으니 세상에 그보다 더 행복한 순간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러나 이런 기쁨, 이런 감격의 찬송을 부르려면 정말 위기 상황에서 믿음의 도전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도전을 하되 도저히 불가능한 상황에서 오직 믿음으로 도전을 할 때 이 감격의 순간이 우리에게도 임할 것을 믿습니다.

< 결 론 >

우리는 오늘 말씀을 통해 그 어떤 위기 상황도 극복할 수 있는 신앙의 강인함은 바로 살아있는 믿음에서 비롯된 것임을 새롭게 배웠습니다. 믿음을 갖되 하나님께서 일하시도록 조용히 기다릴 수 있는 성숙한 믿음이 우리를 정말 강하고 담대하게 만드는 것을 깨닫습니다.

현재 우리 앞에 놓여 있는 홍해이건 장차 우리 앞을 가로막을 홍해이건 그 자체는 별 문제가 안됩니다. 문제는 홍해에 길을 내는 일입니다. 그 어떤 홍해도 하나님께서 길을 못 내실 홍해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모세의 믿음을 배울때 우리 인생의 홍해 가운데도 대로가 날 것입니다.

저는 오래 전부터 저와 우리 역사가 가야할 길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안다는 사실이 얼마나 관념적이었는지 모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 역사를 섬기고 세계 선교를 시작한 지가 제법 되었지만 아직까지 힘든 홍해를 만나본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연 초 자카르타에서 겪은 작은 사건을 통해서 비로소 우리가 가야할 길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 앞에 얼마나 예측할 수 없는 홍해가 많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비로소 절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 앞에 그 어떤 홍해가 기다리고 있다한들 우리에게 모세와 같은 믿음만 있으면 무엇이 문제이겠습니까? 우리 모두 이 하나님만을 믿고 우리 앞에 놓인 홍해를 멋지게 건너며, 그 어떤 종류의 광야 길도 강하고 담대하게 진행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