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21:15>

  

“그들이 조반 먹후에 예수께서 시몬 베드로에게 이르시되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이사람들 보다 나를 더 사랑하느냐 하시니 이르되 주님 그러하나이다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 주님께서 아시나이다 이르시되 내 어린양을 먹이라 하시고”

 수양회를 참석하기 전에 여러 가지 고민과 갈등이 있었습니다.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습니다. 바다를 바라보아도 혼자 걸어 다녀도 풀리지도 않고 지워지지도 않았습니다. 머리로 이해하려고 해도 가슴에서 받아드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인지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수양회를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여름수양회가 시작되고 프로그램과 예배가 하나씩 진행될 때마다 제 마음에 생각나는 장면이 하나 있었습니다. 실패한 베드로를 맞아주셨던 예수님의 모습이었습니다. 예수님은 베드로의 과거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오직 ‘네가 나를 더 사랑하느냐’ 라는 단 한마디였습니다. 베드로의 연약함, 허물을 지적하지 않으셨고 ‘네가 왜 그랬니? ‘네가 그럴 수 있니’라고 책망하지 않았습니다. 오직 베드로의 진심을 인정해주시고 그것으로 그를 회복시키셨습니다. 99가지 잘못이 있더라도 부모는 자식의 한 가지 좋은 점이 있으면 그것으로 기뻐하고 그 좋은 점만 다른 사람에게 자랑합니다. 허물은 다 덮습니다. 수양회 내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찬양과 기도를 할 때마다 베드로를 품어주시는 예수님의 사랑으로 다가오시는 주님을 만났습니다. 주님의 사랑이 느껴지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습니다. 수양회 참석하기 전 아내와 밤늦은 시간까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제 신앙의 현주소와 이 울타리를 벗어날 수 없는 현실의 상황들 속에서 힘들어하는 제 마음을 토로했습니다. 직장과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그냥 이렇게 인생이 끝날 것 같은 불안함이 있었습니다. 먹고 사는 문제와 내 자녀들과 가족만 잘 보살피는 것으로 인생의 의미를 부여한다면 믿지 않는 자와 별다른 바 없는 인생이 될 것 같았습니다. 이렇게 살다가 50이 되고 60이 되면, 이제 다 끝나는 것 아닌가라는 허무함이 저를 지배했습니다.

 그런데 수양회 기간동안 하나님은 내 진심을 아신다고 하셨습니다. 나는 스스로를 힘들어하고 걱정하고 있는데 주님은 내 진심을 안다고 하시니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내 신앙은 퇴보하고 있는 듯한데 주님은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으니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내가 나를 평가하는 것과 하나님이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 의문스러웠습니다.

 안수집사 임직식 때 목사님들의 기도를 받았습니다. 기도를 받을 때 또 눈물이 났습니다. 나도 모르게 힘들었던 마음들이 녹는 것 같았습니다. 주님의 위로로 느껴졌습니다. 아버지의 마음이었습니다. clf에 처음 와서 내 허물과 연약함, 죄와 교만으로 스스로 무너질 때가 있었습니다. 건강을 잃어버릴 때도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낼 때는 감당할 수 없었습니다. 신앙의 정체성과 본질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흔들릴 때는 내게 주신 자리를 지키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수 없이도 흔들리고 넘어지고 쓰러지기 잘하는 저를 여기까지 오게 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하나님께 감사했고 하나님이 주신 직분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았습니다. 

 기도를 할 때마다 성령님은 잔잔하게 임재해주셨고 안아주셨습니다.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내 가슴속에 모든 무거운 것, 버리지 못한 것들을 다 적십자수련관 운동장에 묻게 해달라고 기도했습니다. 성령님께 내 생각과 내 계획을 모두 지워달라고 기도했습니다. 모든 것을 성령님께 의탁하고 싶었습니다. 스스로 날 수 없는 자가 날아가는 독수리에 몸을 의지하여 나는 것처럼 성령님께 내 몸을 온전히 맡기고 싶었습니다. 그분이 날아가시는 방향에 그대로 제 몸을 실고 싶었습니다.

 안수집사에 대한 예언을 받을 때 기쁘고 행복했습니다. 하나님은 저와 우리 가정에 위로와 소망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걸어왔던 삶의 과정이 제 인생의 헛된 시간이 아니었음을 알게 해주셨습니다. 말씀대로 내 인생을 인도하실 하나님을 바라보며 믿으며 거북이처럼 한걸음씩 주님만을 바라보며 살기를 소망합니다.

 

 제 삶을 보면 기적이 필요합니다. 제 가정과 직장에서, 교회에서 죽은 나사로가 살아나는 역사, 부활의 기적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기적이 아니면 제 삶은 길이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하나님은 수양회 직후 경건의 시간 말씀을 통해 이사야 말씀을 주셨습니다. 하나님은 광야에 길을 사막에 강을 만들겠다고 하십니다. 사막에 강이 흐르는 것은 기적입니다. 저는 이 말씀을 이루시는 하나님을 2학기 때 믿음으로 바라보기를 원합니다.

 저는 지금까지 인생에서 몇 번의 믿음의 도전을 했습니다. 대학 다닐 때 경건의 시간을 하고 싶어 모든 것을 포기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할 때 부족한 실력으로 실패의 두려움을 느낄 때 기도와 말씀으로 도전했던 적이 있습니다. 먼저 그의 나라와 의를 구하면 모든 것을 이루시는 하나님을 바라보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지금이 바로 제 인생의 또 한번의 승부수를 던질 때인 것 같습니다. 승부를 하지 않으면 결국 세상에게 삼킴을 당할 수밖에 없는 절박한 현실이 제 삶속에 있습니다. 제 머리는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되는 여러 가지 두렵고 복잡함으로 늘 가득했습니다. 그러나 우선 제 마음을 다시 경건의 시간으로, 기도에 전심을 다하기를 소망합니다. 그래서 사도행전에서 일어났던 일들이 2천년 전의 역사가 아니라 지금 현재 내 삶과 교회에 일어나는 일이 되는 것을 보고 싶습니다. 제 마음에는 언제부터인지 꿈과 비전이라는 단어가 삶속에서 사라졌습니다. 현실이라는 장벽이 너무 높아 꿈과 비전을 막아버렸습니다. 이제는 그 장벽을 무너뜨릴 성령님, 그분을 간절히 갈망하고 또 갈망하며 부르짖기를 소망합니다. 그분과 늘 동행하며 그분과 하나 되기를 소망합니다.

  오직 성령님의 임재를 갈망합니다. 오직 성령님의 도우심을 기대합니다. 그분의 임재가 나와 가정과 교회를 덮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