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마리아 목자 추모 예배

말씀 : 계 19:6-9

요절 : 계 19:9

아름다운 삶, 영광스러운 죽음

오늘 우리는 세상에서 지극히 아름다운 삶을 살다가 영광스럽게 주님 곁으로 앞서 간 박 마리아 목자를 추모하기 위해서 모였습니다. 그녀는 모든 사람들에게 매우 자랑스럽고 또 소중한 사람이었습니다. 부모님들에게는 자랑스러운 딸이요, 남편에게는 사랑하는 아내였습니다. CLF의 모든 가족들에게는 존경하는 목자요, 영적인 어머니며, 우리 형제들에게 언제나 자랑스럽고 사랑스러운 소중한 동생이요, 누나였습니다. 무엇보다 그녀는 인도네시아의 굶주리고 병들어 버려진 아이들의 어머니였습니다. 그래서 그를 아는 모든 사람들은 그녀의 삶을 흠모했습니다. 저는 오늘 사랑하는 여동생의 삶과 죽음을 생각하며 여러분들과 함께 몇 가지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첫째, 영광스러운 주님의 신부

제가 동생이 잠들어 주님 품으로 갔다는 소식을 들은 것은 이태리 선교를 준비하는 분들의 약혼식을 섬기기 위해 가던 중이었습니다. 저는 순간 호흡이 멎고 억장이 무너지는 듯했습니다. 주님은 믿음이 연약하여 큰 충격을 잘 감당하지 못하는 저에게 기쁘고 즐거운 소식들을 전해 주셨습니다. 혹 잠시 동안 섭섭했다가도 뒤돌아보면 아름답고 복된 소식들을 전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약혼식을 섬기려 가는 저에게 감당할 수 없는 충격적인 소식을 전해 주셨습니다. 저는 한동안 정신을 차릴 수 없어 길을 갈 수 없었습니다. 저는 하늘의 아버지를 우러러 보며 조용히 물었습니다. 사랑하는 아버지 저는 지금 가장 기쁜 마음으로 약혼식을 섬기려 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이 순간에 사랑하는 동생의 죽음 소식을 들려 주셨는지요? 그때 마음에 한 음성이 들려 왔습니다. “어린양의 혼인 잔치에 청함을 입은 자들이 복이 있도다.” 저는 이 말씀을 되새기며 성도들의 죽음과 어린양의 혼인 잔치가 무슨 관계가 있는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계시록 19장 6절에 보면 세상을 떠나 주님 곁으로 간 많은 사람들이 할렐루야 찬송을 부르며 크게 즐거워하고 기뻐하면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습니다. 그 이유는 어린양 되신 우리 주님의 혼인 기약이 가까웠고 그 신부들이 예비되었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신부들은 빛나고 깨끗한 웨딩 드레스를 입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옷은 신부가 이 세상에 살면서 행한 아름다운 행실들로 엮어진 매우 고귀하고 아름다운 옷이라고 했습니다.

성도의 죽음은 신랑 되신 예수님의 영원한 신부가 되기 위해서 떠나는 것입니다. 혼인 예식 때도 사랑스러운 딸을 보내는 부모와 가족들은 기쁨 중에서도 섭섭함을 못 이겨 눈물을 흘립니다. 우리는 마리아 목자를 주님의 품으로 보내며 마땅히 기뻐햐야 할 줄 알면서도 헤어지는 아픔이 북받쳐 많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러나 천사는 예수님의 신부가 되는 천국의 혼인 잔치가 얼마나 축복되었던 “어린양의 혼인 잔치에 청함을 입은 자들이 복이 있도다”라고 했습니다. 이제 우리 모두 슬픔의 눈물을 거두고 눈을 들어 어린 양의 혼인 잔치가 열리고 있는 하나님의 나라를 바라봅시다. 빛나고 깨끗한 웨딩 드레스를 입고 사랑하는 주님 곁에 영광스러운 모습으로 서 있는 마리아 목자를 바라봅시다. 그리고 우리도 주님의 정결한 신부로 주님 곁을 향해 가는 날을 사모합시다.

둘째, 아름다운 삶과 영광스러운 죽음

저는 이 시간 아름다운 삶을 살다가 영광스러운 모습으로 주님 곁으로 간 마리아 목자의 삶의 추억해 봅니다. 그녀가 23년 전 부활절이 가까운 때에 저의 가정을 방문했습니다. 그 때 그녀는 건강이 너무 쇠약하여 거반 죽어가는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 때 고린도전서 15장 부활장 말씀으로 부활하신 예수님을 영접하도록 도와 주었습니다. 예수님으로부터 새 생명을 덧입는 그녀는 주님이 주신 생명을 주님께 다시 돌려 드리고자 결심을 했습니다. 그 후에도 그녀는 심장병과 갑상선으로 죽음의 고비를 여러번 넘겨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 때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그녀의 생명을 다시 소생시켜 주셨습니다.

그녀는 입버릇처럼 주님이 다시 주신 생명, 주님을 위해 사용하다 주님께로 돌아가는 것이 소원이라는 말을 했습니다. 여러분들이 목격한 대로 그녀는 주님이 주신 생명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 가를 우리 모두에게 본을 보여 주셨습니다. 저는 그녀의 아름다운 사람을 다 말할 수 없습니다. 그녀는 많은 젊은이들을 구원의 길로 이끌었습니다. 가난하고 병든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의 손길을 보냈습니다. 앞을 보지 못하는 자들에게는 길잡이가 되어 주고 말 못하는 자들의 대변자가 되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인도네시아에서는 빈민가의 버려진 아이들과 고아들에게 어머니가 되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가족들에게는 사랑과 형제애를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녀는 예수님의 사랑을 가르치며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삶의 본을 보여 주었습니다. 우리 모두의 마음 가운데는 그녀의 아름다운 삶이 간직되어 있습니다.

세상에는 아름다운 삶을 통해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가르쳐 준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어떻게 죽어야 하는가를 가르쳐 주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마리아 목자는 우리에게 어떤 죽음을 맞이해야 할 것인가를 가르쳐 주었습니다. 저에게는 마리아 목자를 닮은 대학 3학년인 딸이 있습니다. 그가 고모의 죽음 소식을 듣고 우리 중에서 매우 소중한 사람이 떠났다고 슬퍼했습니다. 그런데 그 날 밤 저에게 찾아와서 자기도 마리아 고모의 뒤를 이어 인도네시아에 가서 아름답게 살다가 영광스럽게 죽고 싶다는 말을 했습니다.

우리가 아름답게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영광스러운 죽음을 맞이하는 것은 더욱 소중합니다. 죽음을 통해서 한 사람의 인생을 평가할 수 있습니다. 세상에는 의미 없는 죽음을 맞이하는 경우도 있고, 억울한 죽음을 당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수치스럽게 죽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러나 우리 하나님의 사람들은 죽음을 통해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낼 수 있어야 합니다. 스데반 집사는 주님의 영광을 위해 살다가 돌에 맞아 순교를 했습니다. 그 대 그는 하늘 문을 열고 자신을 영접하시는 영광 중에 계시는 하나님과 우리 주님을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보라 하늘이 열리고 인자가 하나님 우편에 서신 것을 보노라.” 스데반은 죽음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습니다.

마리아 목자는 하나님과 주님의 양무리들을 위해 죽음을 개의치 않았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양무리들을 위해 목숨을 버리신 선한 목자 예수님을 본받아 주님의 양무리들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버렸습니다. 그녀의 삶은 짧았지만 매우 아름다운 삶을 살다가 영광스러운 죽음을 통해서 주님의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녀는 우리에게 목자가 어떤 자세로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가를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러나 마리아 목자의 죽음은 죽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그녀는 인도네시아에 떨어져 죽은 한 알의 밀이 되었습니다. 예수님은 사람의 생명을 밀알에 비유하셨습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 마리아 목자는 한국인 선교사로서 인도네시아의 첫 순교자가 되었습니다. 순교자가 있는 곳에 생명의 역사가 일어나게 됩니다. CLF의 형제 자매님들은 자신들의 목자요 지도자를 잃은 큰 슬픔이 있습니다. 또한 장차 이 모임이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염려도 있을 것입니다. 크고 작은 변화들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변화는 많은 열매를 맺기 위한 변화일 것입니다. 순교자를 낳은 모임은 그리스도 안에서 큰 희망이 있습니다. 그의 죽음을 통하여 이 모임 가운데 더욱 풍성한 생명의 역사가 일어나게 될 것입니다. 특히 인도네시아와 회교권에 무수한 생명의 역사가 일어나게 될 것을 믿습니다.

셋째, 영광스러운 부활

예수님은 독자를 잃고 슬피 우는 나인성 과부에게 ‘울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또한 외동딸의 죽음으로 온 집 안이 통곡이 가득한 회당장 야이로의 집에 들어 가셨을 때, 우는 자들을 밖으로 내보시며 말씀하셨습니다. ‘아이가 죽은 것이 아니라 잔다’ 예수님은 죽음으로 인하여 울며 슬퍼하는 것을 원치 않으십니다. 왜냐면 예수님 안에는 죽음이 없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죽음을 잠으로 보셨습니다. 잠은 새로운 날 맞이하기 위해서 잠시 동안 쉬는 것입니다. 우리 믿음의 사람들에게는 인생이 죽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죽음은 영원한 생명의 세계로 들어가는 관문에 불과 합니다. 아무도 죽음을 보지 않고는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 갈 수 없습니다. 예수님은 혈과 육을 가지고는 하나님 나라를 유업으로 얻을 수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여기 살아 있는 분들도 죽음을 통해서만이 하나님 나라에 들어 갈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게 될 때는 새로운 몸으로 부활하게 됩니다. 그때 우리는 매우 영광스럽고 신령한 몸으로 변화될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우리가 부활하게 될 때 “욕된 것으로 심고 영광스러운 것으로 다시 살며, 약한 것으로 심고 강한 것으로 다시 살며, 육의 몸으로 심고 신령한 몸으로 다시 사나니 육의 몸이 있은즉 또 신령한 몸이 있느니라”고 했습니다. 마리아 목자는 연약한 육신으로 인하여 많은 고통을 당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부활의 몸을 입을 때 부활하신 예수님과 같이 영광스럽고, 강하며, 신령한 몸으로 영원히 살게 됩니다. 우리도 다 그와 같이 될 것입니다.

저는 사랑하는 동생의 죽음 소식을 들을 후 슬픔 마음을 갖지 않고자 애썼습니다. 그러나 자꾸만 눈물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제가 괴로운 심정을 달래기 위해 밤하늘의 별들을 바라보며 주님 곁으로 떠난 동생의 모습을 그리워할 때, 참으로 밝고 아름다운 행복이 가득한 모습을 한 동생의 얼굴이 다가와 저를 위로해 주었습니다. 그녀의 얼굴에는 슬픔이나 눈물이나 괴로운 기색이 조금도 없었습니다. 그녀는 마치 신랑 곁에 서 있는 행복이 가득한 신부와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그녀는 지금도 우리를 밝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지켜보고 있을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눈물을 거두어야겠습니다. 슬픔과 아픔을 씻고 영광스러운 부활의 날을 사모해야겠습니다. 앞서 간 마리아 목자의 아름다운 삶과 영광스러운 죽음을 마음에 새기며 영광스러운 주님의 나라를 향해 나아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