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제 3강 메시지

하나님의 지팡이

말씀 출애굽기 4:1-6:13

요절 출애굽기 4:20

< 서 론 >

하나님께서 한 인생을 택하시고 부르시기까지 소요되는 세월의 흐름을 모세의 인생을 통해 충분히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 부르심을 받은 한 인생이 하나님께 본격적으로 쓰임 받기까지는 또 어떤 과정들을 겪어야 할까요? 그것에 관한 말씀이 바로 오늘 본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모세 한 사람의 인생을 아브라함과의 언약 속에서 구체적으로 예비하시고, 수많은 세월 속에 그를 통한 역사를 준비하셨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탄생부터 또 80년의 세월을 하나님께서 쓰실만한 종으로 빚으시기 위한 훈련의 기간으로 삼으셨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때가 되매 그를 드디어 부르셨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을지라도 모세 그가 실제적으로 일어서 일하기까지는 또 다른 과정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자기 한계의 벽을 넘어서는 자기와의 투쟁입니다.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의 비참한 모습에 대한 깊은 자의식과 열등감에 수많은 세월을 보내야 했던 한 인간이, 하나님의 부르심이 임했다 하여 그 많은 세월동안 깊이 새겨진 자기 한계의 벽을 뛰어 넘기란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 부름 받은 거의 모든 인생들이 실제로 하나님의 일을 하기까지 이 과정을 겪습니다. 물론 실제적으로 일을 하는 동안에도 매번 겪는 과정임에 분명합니다. ‘자기 한계의 벽을 넘어서는 작업’, 이는 참으로 중요하며 필수 관문입니다.

오늘 본문을 통해 모세가 느꼈던 ‘자기 한계의 벽’은 무엇이었는지와 그런 그를 하나님께서 어떻게 도우셨는지를 자세히 배울 수 있기를 바랍니다. 무엇보다도 부르심을 입은 한 인생이 그의 한계를 극복하기까지 섬세하게 도우시는 하나님의 사랑과 자기 한계 극복의 Key가 되는 것은 과연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 시간 아직도 어둡고 부정적인 자기 한계의 벽을 넘어서지 못한 우리들의 모습 속에 이 말씀이 살아 계신 하나님의 음성으로 임하사, 연약한 모세를 일으켜 세우시듯 우리의 연약한 심령을 일으켜 세우시길 주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제 1부> 동역자를 주신 하나님 (4:1-31)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찾아오사 이스라엘 백성들 가운데 두신 출애굽과 가나안 정복에 관한 원대한 Vision을 제시하셨습니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모세를 인도하시는 하나님이 어떤 분이시며, 출애굽의 과정과 출애굽 시 이스라엘 백성을 어떻게 인도하실 것까지 자세히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하나님의 말씀을 다 듣고 난 후 모세의 대답은 무엇입니까?

그러나 그들이 나를 믿지 아니하며 내 말을 듣지 아니하고 이르기를 여호와께서 네게 나타나지 아니하셨다 하리이다 (1)

이는 ‘하나님 당신이 우리 조상들에게 출애굽을 약속하시고 그 약속을 지키시기 위해 지금 나를 부르시는 것을 저는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하시고자 하시는 일은 반드시 해내시는 그런 분이심을 저는 믿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제게 말씀하신 출애굽과 가나안에 대한 약속이 얼마나 엄청난 역사인지도 저는 잘 압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스라엘 백성 중 누가 나를 믿습니까? 하나님께서 오늘 제게 나타나셨음을 또 누가 인정합니까?’라는 탄식입니다.

이 모세의 말속에서 우리는 그의 깊은 내면의 상처를 읽을 수 있습니다. 과거 자기 동족이 그에게 했던 말, ‘누가 너로 우리의 주재와 법관을 삼았느냐’ 그 한 마디가 그의 인생을 광야의 양치기로 바꾸어버린 게 40년의 세월입니다.

세월이 아무리 강물처럼 흐른다한들 그가 자기 동족에게 받은 그 불신과 배신의 상처를 어찌 극복할 수 있겠습니까? 하나님의 부르심 앞에 이런 심정을 토로할 수밖에 없는 모세 그 자신도 너무나 비참했을 것입니다.

얼마나 꿈꾸며 소망하던 삶이 지금 자기를 찾아온 것입니까? 꿈속에서라도 하고 싶었던 그 일이 현실 속에 임했는데 정작 자신은 과거의 실패 때문에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으니 얼마나 슬프고 답답했겠습니까?

그런데 하나님께서 이런 모세의 심정을 아셨습니다. 그래서 그에게 믿음과 자신감을 심어 주시고자 두 가지 이적을 보여 주셨습니다. 모세의 손에 들고 있던 지팡이를 던지니 뱀이 되는 이적과 그 손을 품에 넣으니 문둥병이 발하여 희게 되는 이적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각각이 곧 바로 원상 복귀되게도 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이런 이적을 보이시고 행하게 하신 이유는 이스라엘 백성들로 하여금 모세 가운데 하나님의 권능이 함께 하심을 보이고자 하심은 물론이요, 모세 그의 마음속에 자기를 부르시고 쓰시고자 하시는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심기 위함이셨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계속하여 또 하나의 이적을 약속하셨습니다. 즉 나일 강물을 떠서 육지에 부으면 그것이 피가 되리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참 다양한 방법으로 모세의 잃어버린 믿음과 자신감을 회복코자 하셨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 이 하나님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쓰러진 모세의 심령은 쉽게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그는 하나님께 고했습니다.

주여 나는 본래 말에 능치 못한 자라 주께서 주의 종에게 명하신 후에도 그러하니 나는 입이 뻣뻣하고 혀가 둔한 자니이다 (10)

40년 동안 가슴에 한을 품은 채 굳게 닫아버린 그의 입술이 어눌해서 지도자로 살 수 없노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모세가 비단 말만 못해서 ‘저는 할 수 없습니다.’ 라고 말했겠습니까? 좀 더 근본적으로 그는 이미 모든 것에 대해 자신감을 잃어버렸기 때문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아무리 큰 권능으로 함께 하신다해도 자기는 이제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으니 어찌 하겠습니까?

이때 모세가 그런 자기 모습을 얼마나 비참하게 여겼을지 상상이 갑니다. 이에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설득하십니다.

누가 사람의 입을 지었느뇨, 누가 벙어리나 귀머거리나 눈 밝은 자나 소경이 되게 하였느뇨 나 여호와가 아니뇨 (11)

사람의 눈과 입을 만드시고 주장하시는 분이 지금 모세를 부르시는 하나님이 아니냐고 물으셨습니다. 그리고

이제 가라 내가 네 입과 함께 있어서 할 말을 가르치리라 (12)

고 말씀하셨습니다.

쓰러진 한 인생을 일으켜 세우는 일은 참 힘든 일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제 그의 입과 함께 하시겠다 약속하셨습니다. 말을 못해서 할 수 없노라 하니 별 수 있으십니까? 그에게 그런 약속을 하시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라 여기신 것이지요.

하나님은 모세의 그 짓눌리고 일어설 수 없는 가슴을 아신 것입니다. 그러나 모세는 결국 하나님의 그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주여 보낼만한 자를 보내소서” (13a) 라고 뒤로 물러섰습니다. 하나님의 그 어떤 약속과 위로에도 회복이 안 되는 모세의 심령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40년 전 그의 실패와 지난 40년의 세월이 그에게서 모든 믿음과 자신감을 다 빼앗아 가버린 것을 봅니다.

꿈에도 그리던 인생 길이 이제 하나님으로부터 직접 주어졌는데 이렇게 밖에 답할 수 없는 그 자신은 얼마나 비참했겠습니까? ‘조그만한 자신감만 있어도 이런 반응을 보이진 않았을 텐데’ 생각하니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이 모세를 향해 하나님께서는 노를 발하셨습니다. 인간적으로는 모세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는 정녕 그와 함께 하시겠다 하시는 하나님을 너무 바라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자기 연민에 너무 깊이 빠져 함께 하시는 하나님이 안보인 것입니다.

우리 영혼이 쓰러져 일어나지 못하는 경우, 대체적으로 이런 때가 많습니다. 한없이 일어날 수 없는 자기 연민에만 빠져 주저앉아 있을 때 그 모습을 바라봐야 하는 하나님의 마음은 얼마나 안타까우실지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부르시기 전부터 어떤 준비를 해 놓으셨습니까?

가라사대 레위 사람 네 형 아론이 있지 아니하뇨 그의 말 잘함을 내가 아노라 그가 너를 만나러 나오나니 그가 너를 볼 때에 마음에 기뻐할 것이라 너는 그에게 말하고 그 입에 말을 주라 내가 네 입과 그의 입에 함께 있어서 너의 행할 일을 가르치리라 (14, 15)

하나님께서는 모세가 지난 40년의 세월 동안 잃어버린 것들이 너무 많다는 것을 잘 아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모세가 사람 앞에 서서 자기 의사 표현조차 당당히 하기 힘들 것이라는 것까지 미리 아셨습니다. 그래서 모세의 형 아론을 그의 동역자요 대변인으로 예비하셨습니다. 참으로 우리 하나님은 신실하신 분이십니다. 당신이 부르시는 자를 너무나 잘 아셔서 그에게 합당한 준비를 친히 해주시는 하나님, 이 하나님이 함께 계시면 무슨 일을 못하겠습니까?

특별히 하나님의 역사는 동역의 역사입니다. 하늘에서 삼위의 하나님도 하나로서 동역을 하시며, 하나님은 이 땅에서도 모세같이 연약한 인생들과 동역 하고자 부르십니다. 그리고 부름 받은 당신의 종들도 반드시 동역하기를 원하십니다. 그리고 꼭 필요한 동역자까지도 반드시 예비해 놓으십니다.

그러므로 내가 모든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어야하며, 무엇이든 다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억지는 버려야 합니다. 우리 인생이 모든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기도 힘들지만, 그럴 때 하나님의 역사는 오히려 그르쳐지기가 쉽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역사는 독불장군에 의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종으로 사는데 난 이런 것이 없다고 주저앉지 마십시오. 내게 없는 것을 내 옆 동역자가 갖고 있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그러므로 정말 중요한 것이 아니면 내가 다 갖추려고 하지 말고 옆에 있는 동역자와 손을 잡으면 됩니다. 그래서 동역자가 소중한 게 아닙니까? 말 좀 못하면 어떻습니까? 하나님께서 말 못하는 자를 부르실 때는 반드시 말 잘하는 동역자를 예비해 두십니다.

가끔 역사를 섬기면서 뭐든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은 못 미덥고 자기가 다 잘하려고 하는 사람들을 봅니다. 그래서 그는 뭐든 잘하는 능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은 한 가지 중요한 것을 늘 잃어버립니다. 즉 곁에 있는 동역자를 귀히 여기고 세워주고 하나되어 동역 하는 겸손 말입니다.

뭐든 잘 해내려고 기를 쓰는 사람보다, 자기 옆에 있는 동역자가 할 수 있는 귀한 일을 남겨 그의 몫으로 주는 사람이 사실 더 멋지고 아름답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뭐든 잘하는 모세를 쓰시지 않고 그에게 그가 못하는 것을 할 수 있는 동역자를 세우사 겸손케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가 못하는 것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내가 못하는 것은 내 옆 동역자가 할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이미 그에게 은사를 주셨습니다. 그러므로 그와 함께 동역 하면 됩니다. 말 못하는 모세의 입을 트사 말 잘하는 자로 만드시지 않고, 말 잘하는 아론을 예비하셔서 그와 동역케 하신 하나님을 이 시간 찬양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하나님의 지팡이를 주시고 그것을 잡고 애굽에서 담대히 하나님의 일을 하라고 명하셨습니다. 모세를 향한 하나님의 신실하신 사랑과 손길이 40년의 세월 속에 쓰러졌던 모세의 영혼을 드디어 일으켜 세웠습니다.

이 시간 다시 한번 우리 하나님의 사랑에 회복되지 못할 상처가 없으며, 일어서지 못할 영혼이 없음을 깨닫고 새로운 소망을 갖습니다. 실패와 두려움의 나라 애굽을 향해 새로운 사명을 갖고 돌아가는 모세의 손에는 하나님의 지팡이가 쥐어져 있었습니다. 배신과 실패의 상처를 안고 울며 도망쳐 왔던 그 길을, 40년만에 하나님의 사명을 안고 가족과 함께 돌아가는 모세의 심정은 참으로 여러 가지 많은 것을 생각케 했을 것입니다. 그래도 힘있게 갈 수 있는 이유는 하나님의 지팡이를 손에 쥐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지팡이’, 이는 ‘하나님의 능력’의 상징이며 ‘함께 하심’의 상징입니다. 하나님의 지팡이만 있으면 무엇이 두렵겠습니까? 그 분이 쓰시고자 하시는 종들에게 의지할 지팡이를 주사 그를 견고케 하시고 안전하게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이 시간 찬양합니다.

하나님의 일을 위해 사명의 땅을 향해 가는 자에게 하나님의 지팡이는 필수 요소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시간 내 손에 쥐어진 지팡이가 어떤 종류의 것인지 확인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직도 자기 능력과 지혜를 의지하는 자는 자기 지팡이를 짚고 가는 자입니다. 여전히 세상에서 얻을 수 있는 그 무엇인가의 도움을 의지처로 삼는 자는 세상 지팡이를 짚고 가는 자입니다.

그러나 자기 지팡이이건 세상 지팡이이건 견고치 않습니다. 언제든지 부러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자기 자신이나 세상을 의지하는 마음으로 하나님을 섬기려 하는 자가 가장 위험한 인물입니다. 그런 자는 반드시 자기 손에 쥔 지팡이를 바꾸어야 합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견고하고 튼튼한 하나님의 지팡이만이 어떤 광야 길 사막이라 할지라도 문제없습니다.

물론 하나님의 지팡이만을 의지하려면 그에 앞서 먼저,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자로서의 분명한 자기 발견이 있어야 합니다. 정말 스스로의 힘으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자라는 정직한 자기 발견 말입니다.

40세의 모세의 손에는 애굽 왕자로서 살았었던 그의 인간적인 지팡이가 쥐어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40년 실패의 세월을 통해 그의 손에 하나님의 지팡이가 힘있게 잡히게 되었으니 40년의 세월이 결코 그냥 지나간 허송의 시간이 아니었습니다. 40세의 모세에게 하나님의 지팡이를 잡으라 한들 자기 지팡이 잡느라 힘주어 잡았겠습니까?

그래서 하나님 안에서의 실패란 실패마저도 참으로 귀하고 값진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 실패를 하나님 안에서 바라볼 수만 있다면요.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애굽에 가거든 먼저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주신 이적을 바로 앞에 보이고 출애굽의 메시지를 전하라 하십니다. 만일 바로가 이를 거절할 경우 바로에게 ‘네 장자를 죽이리라’는 경고도 하라 하셨습니다.

이제 모세는 더 이상 연약한 자기 한계에 주저앉아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지팡이만 굳게 붙잡으면 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애굽을 향해 가는 길에 모세를 죽이려 하신 사건이 성경에 나옵니다. 그 이유인즉 그 아들에게 할례를 행치 않았다는 것 때문이었습니다.

할례, 이는 하나님과 아브라함 사이에 체결된 언약으로 하나님과 선민간에 대대로 지킬 약속의 상징이었습니다. 즉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겠다는 결단이 이 할례 속에 담겨 있었습니다. 그런데 광야에서 살면서 할례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한 모세가 아들의 할례를 행치 않았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 때문에 모세를 죽이려 하셨습니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이 하나님이 참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모세를 통한 출애굽의 역사를 그토록 원하셨으면서도 할례 때문에 모세를 죽이려 하셨던 하나님. 그러면 하나님은 모세에게 왜 그리 하셨을까요?

할례, 이는 단순히 양피를 베는 행위가 아닙니다. 하나님과의 언약의 상징입니다. 하나님은 모세가 자기 아들에게 할례를 행치 않은 것을 하나님과의 언약을 무시하는 행위로 보셨습니다. 그래서 그를 대적하신 것입니다.

우리 하나님은 당신이 쓰시고자 하시는 자에게 철저한 신앙 자세를 요구하시는 분이십니다. 모세가 그의 인간적인 연약함 때문에 주저앉아 있을 때는 어찌하든지 도우사 일으켜 세우셨습니다. 그러나 그가 하나님과의 언약을 무시했을 때는 결코 용서하시지 않으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쓰시고자 하시는 마음이 아무리 강할지라도, 우리가 합당치 않을 때 치실 수 있음을 깨달으며 두렵고 떨림의 자세로 그분 앞에 설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회개하고 아들의 할례 예식을 행한 모세의 발걸음은 다시 애굽을 향해 갔습니다. 그 동안 하나님은 아론에게 임하사 모세를 맞으러 광야로 가도록 명하셨습니다. 그리고 모세에게 나타나신 하나님을 이스라엘 백성들이 믿고 영접토록 역사 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친히 모세가 일할 수 있는 모든 환경을 예비하시고 그의 마음의 근심거리를 해결해 주신 것입니다.

‘자기 동족이 자기를 받아주지 않으면 어찌할 것인가’ 하는 두려움과 ‘나는 말도 못하는 자인데’ 하는 자의식을 말끔히 해결하사 그의 가는 길을 열어주신 하나님을 찬양할 뿐입니다. 이토록 신실하시고 섬세하신 하나님을 우리 평생에 의지할 수 있다는 사실에 참으로 감사 드립니다. 우리 모두 이 하나님을 나의 하나님을 섬길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제 2부> 언약의 재확인 (5:1-6:13)

자기의 길을 신실하게 예비해주신 하나님의 은혜로 담대함을 덧입은 모세는 드디어 바로 앞에 당당히 섰습니다. 그리고 여호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드리는 제사를 광야에서 받고자 하시니 그들의 광야 행을 허락하라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그러나 모세의 말을 들은 바로의 반응은 “여호와가 누구관대 내가 그 말을 듣고 이스라엘을 보내겠느냐 나는 여호와를 알지 못하니 이스라엘도 보내지 아니하리라 (2)”였습니다.

스스로를 신적 존재로 숭앙 받고 있던 바로가 이방 소수 민족의 신을 우습게 여기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게 여겨지기도 합니다. 결국 그는 이스라엘 백성이 너무 편하니까 헛 생각한다며 이제는 벽돌 굽는데 소용되는 짚까지 스스로 주워 벽돌을 구우라고 명하였습니다. 벽돌의 수효는 예전처럼 하되 짚은 제공 안 할 테니 짚도 줍고 벽돌도 그대로 구우라고 한 것입니다.

하루아침에 노역이 배나 증가했으니 이스라엘 백성이 이를 어찌 감당해내겠습니까? 그러나 바로의 요구대로 이행하지 않을 때 이스라엘 백성에게 돌아오는 것은 간역자들의 채찍질뿐이었습니다. 이로 인한 이스라엘 백성들의 원망은 모두 모세와 아론에게 돌아갔습니다.

너희가 우리로 바로의 눈과 그 신하의 눈에 미운 물건이 되게 하고 그들의 손에 칼을 주어 우리를 죽이게 하는도다 여호와는 너희를 감찰하시고 판단하시기를 원하노라 (21)

모세와 아론의 등장으로 힘든 노예 생활이 더 힘들게 되었으니 그들의 고통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이 어렵자 금새 바닥이 나버리는 그들의 신앙을 보니 가슴이 너무 아픕니다. 출애굽의 약속이 얼마나 귀한 것인데 현실 문제 때문에 그 귀한 언약을 그리도 쉽게 백해무익한 것으로 여길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또한 모세를 하나님께서 보내신 지도자로 인정한게 얼마전인데 금새 원수 보듯 원망하는 그들의 불 신실함이 너무 심하게 느껴집니다. 그러나 이 이스라엘 백성들의 모습은 전형적으로 훈련받지 못한 자들의 공통된 특성입니다.

우리의 신앙은 훈련의 비바람을 통해 강해지고 견고해집니다. 그러나 훈련받지 못한 신앙인들은 마치 돌밭에 뿌리운 씨와 같습니다. 금방 은혜를 받아 충만한 듯하다가도 훈련을 위한 비바람이 불어오면 그냥 무너집니다. 이스라엘 백성들 속에 심기어진 믿음의 씨는 그 뿌리를 내리기도 전에 첫 번째 불어온 훈련의 바람 앞에 여지없이 무너져 버린 것입니다.

이는 남의 얘기가 아닙니다. 우리 안에도 이런 모습들이 있습니다. 이를 ‘훈련받지 못한 백성의 속성’이라 부르겠습니다. 이 시간 우리 안에 있는 훈련받지 못한 백성의 모습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발견하고 그것을 제거하기 위한 단호한 결단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렇지 않을 때 우리의 신앙은 늘 양극단을 달리는 감정에 치우칠 수밖에 없습니다.

자기를 향해 원망과 저주를 발하는 이스라엘 백성들로 인해 모세의 심정이 어떠했을까요? 자기가 지난 40년의 세월을 딛고 여기까지 온 것은 자기 백성을 구원코자 함인데 도리어 백성이 자기로 인해 곤경에 빠지게 되고 자기가 이 모든 일에 대한 책임추궁을 당해야 하는 심정은 참으로 기가 막혔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여호와께 탄원했습니다.

주여 어찌하여 이 백성으로 학대를 당케 하셨나이까 어찌하여 나를 보내셨나이까

모세 그는 다시 무엇 때문에 나를 이곳에 보내셨느냐고 하나님께 탄원을 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모세도 인간적으로는 이해가 갑니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모세에게서도 훈련되지 못한 연약함을 발견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분명히 그를 부르실 때 바로가 장자를 잃어버리기 전에는 절대로 백성을 보내지 않으리라 미리 말씀하셨습니다.(4:21) 그런데 이제 시작에 불과한 훈련의 비바람에 모세도 “어찌하여 나를 보내셨나이까” 라고 탄원을 하니 참으로 우리 하나님의 가슴은 얼마나 답답하고 아프셨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인생들의 연약함을 깊이 이해하시고 인내하시므로 모세에게 언약을 재확인시켜 주십니다.

이제 내가 바로에게 하는 일을 네가 보리라 강한 손을 더하므로 바로가 그들을 보내리라 (6:1)

내가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주기로 맹세한 땅으로 너희를 인도하고 그 땅을 너희에게 주어 기업을 삼게 하리라 (8)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을 반드시 출애굽 시키사 가나안으로 인도하실 것을 힘주어 다시 약속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일을 이루실 분이 “여호와 하나님” 이심을 세 번이나 강조하셨습니다. “여호와 하나님”, 이는 언약과 구원과 권능의 하나님을 상징하는 하나님의 고유 이름입니다. “여호와 하나님” 의 이름으로 약속되어진 일은 반드시 큰 권능으로 이루어집니다.

이 하나님의 언약의 재확인을 영접한 모세는 이를 이스라엘 자손에게 전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미 믿음이 바닥나버린 그들은 심령이 회복되지 않고 그저 고역의 혹독함만 고통스러워 모세의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모세로 하여금 포기하지 말고 계속하여 바로에게로 가서 하나님의 메시지를 전하도록 명하셨습니다. 이 하나님께 모세가 고한 말이 무엇입니까?

이스라엘 자손도 나를 듣지 아니하였거든 바로가 어찌 들으리이까 나는 입이 둔한 자니이다 (12)

결국 모든 것이 원점으로 돌아간 듯 싶습니다. 하나님의 부르심 앞에 “나는 입이 뻣뻣하고 혀가 둔한 자니 주여 보낼만한 자를 보내소서 (4:10, 13)” 하던 그때로 말입니다.

저는 이때의 하나님의 심정을 깊이 묵상해 보았습니다. 하나님은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요? ‘인생들과의 약속을 지키는데 어찌 이렇게도 힘이 드는가? 한 인간을 쓰는데 얼마나 많은 세월, 얼마나 많은 기다림이 더 필요한 것일까?’ 하는 생각들을 하지 않으셨을까요?

하나님의 마음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플 뿐입니다. 그러나 우리 하나님은 참으로 위대하신 분이십니다. 당신의 역사를 이루어가야 할 모세가 다시 자신감을 얻어 일어설 수 있도록 도우시며 기다리시니 말입니다. 이 하나님이 바로 우리의 하나님이십니다.

이 시간 죄악 되고 연약한 자들이 변화되어 하나님의 일을 감당할 만한 자가 되기까지 기다려 주시고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우리가 세상의 어느 인생을 위대하다 말할 수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 위대하게 보이던 모세도 사실은 그를 기다려 주시고 세우셨던 하나님이 안 계셨으면 무엇을 할 수 있는 자인가 생각하니 인생의 위대함을 말하는 것 자체가 어리석게 생각됩니다. 실로 위대하신 분은 하나님 한 분뿐이십니다. 이 하나님이 우리 인생을 인도해 가신다는 사실이 정말 은혜롭습니다.

매순간 “주여 보낼만한 자를 보내소서”라고 말하고 싶을 때마다 우리를 안타까운 마음으로 바라보며 기다리시는 하나님을 기억합시다. 그리고 그 분은 우리를 결코 포기하실 수 없는 분임도 기억할 때, 우리의 사는 날 동안 이 하나님께서 우리를 당신이 쓰실만한 종들로 멋지게 빚어 가실 것을 믿습니다.

< 결 론 >

한 인간을 부르시기까지 하나님 안에서 소요되는 시간이 참으로 길다는 것을 모세의 인생을 통해, 그리고 우리 각자의 인생을 통해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부르심을 입은 인생들이 하나님께 정식으로 쓰임 받기까지도 참 어려운 과정을 겪는 것을 오늘 말씀을 통해 보게 됩니다.

그러면 우리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도 선뜻 일어설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이며, 부르심을 받아 가는 도중에도 쓰러져 일어서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사람에 따라 그 모습은 달리 보일 수 있으나 사실은 그 본질은 하나입니다. 하나님의 종으로서 합당치 못한 자기 한계의 벽에 부딪혔기 때문입니다. 그 자기 한계가 자신의 연약함이건 죄악 됨이건 간에 그것 때문에 ‘나는 할 수 없습니다. 주여 보낼만한 자를 보내소서’ 라고 탄식하는 게 아니겠습니까?

그러면 우리 인생들이 어떻게 자기 한계를 극복할 수 있습니까?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자기 모습과 그 모습에 대한 자기 연민의 시각만 갖고 있으면 정말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자가 되고 맙니다. 모세의 경우 자기 한계를 극복하는데 두 가지 열쇠를 가졌었습니다.

첫째, 모세를 너무나 잘 아시고 부르시며 그를 회복시키신 하나님, 그 하나님 자신이 바로 모세로 하여금 자기 한계를 극복하게 만든 열쇠입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잘 아신다는 사실이 얼마나 중요한 지 모릅니다. 그리고 우리를 너무도 잘 아심에도 불구하고 그분이 우리를 쓰시고자 부르셨다는 사실이 우리가 그 어떤 자기 한계도 극복할 수 있는 비결이 됩니다.

그 분이 자기 한계의 벽에 갇혀있을 수밖에 없는 우리 안의 그 요인을 치유하시고 회복코자 적극적으로 일하심을 믿고 깨달을 때 치유되지 못할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그러므로 이 하나님 앞에 믿음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나아가는 것이 자기 한계 극복의 지름길입니다.

둘째, 하나님의 지팡이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일으켜 세우신 당신의 종들에게 하나님의 지팡이를 주십니다. 하나님의 지팡이란 우리의 의지처임과 동시에 하나님의 능력을 공급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성령님과 하나님의 말씀을 하나님의 지팡이로 허락하셨습니다. 하나님의 말씀과 성령님께서는 우리의 의지할 힘의 지팡이가 됨은 물론이요 하나님의 뜻과 인도하심과 능력을 전해주는 그런 역할을 하십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말씀과 성령님을 의지할 때 우리의 가는 길이 아무리 멀고 험해도 곤비치 않으며 연약해지지 않습니다. 우리 모두 우리의 모든 것을 아시고도 우리를 부르사 쓰시길 원하시는 하나님께 대한 믿음과 말씀과 성령의 지팡이를 의지하여 능력 있는 하나님의 종들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