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한 햇빛과 함께 사라져야만 하고
거듭 거듭해 저만치 밀려나야 하지만
언제나 어디서나
당신과 내가 바라볼 수 있는
시공을 초월한 별이고 싶어라
하지만...... 하지만......
그 어떤 암흑이
우리 사이를 가로막는다 할지라도
내 영혼을 태워
어둠을 꿰뚫는
그대가 바라볼 수 있는
푸른 별이고 싶어라
ㅎㅎ 이것은 저의 시가 아닙니다.
혹시 이 시를 읽으며 '어 이거 내가 쓴건데?' 하는 생각이 드신 분 없으십니까?
1995년 CLF 회보에 실린 정진형 집사님의 시입니다.
진형 집사님, 허락도 없이 게재해서 죄송합니다.ㅎㅎㅎ
책꽂이 앞을 서성이다가 문득 1995년 상반기에 발행됐던 CLF 회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우리 교회를 진실과 성심으로 사랑했던 많은 분들의 글이 담겨 있었습니다.
진형 집사님은 이 시 앞에 다음과 같은 프롤로그를 썼습니다.
며칠 전 문득 하늘을 올려다 보았습니다.
캄캄한 밤 하늘에 별도 하나 없고 홀로 외로이 반쯤 뜬 눈마냥 반달만 하나 달랑 떠 있었습니다.
별이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고 우주 어디에나 있는 태양 빛을 받아 비취듯이,
스스로 빛을 발하시는 전능하신 하나님과 뗄 수 없는 수수 관계를 맺으며, 죄악되고 어두운 세상에 빛을 발하는 자가 없어 나아갈 푯대 없이 이리 저리 헤매이는 무수히 많은 영혼들에게 하나의 별이 되어 등대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진형 집사님만 이런 마음일까요?
우리 모두는 얼마나 영혼들에게 푸른 별이고 싶어합니까?
우리 CLF 는 상처받고 소외받은 사람들에게 별이 되어주고 싶은 사람들이 모인 곳이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그렇구요.
오늘 아침 말씀을 보는데 참으로 기가 막힌 하나님의 마음, 하나님의 사랑을 보게 되었습니다.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의 고난이 심하여 매인 자도 없고 놓인 자도 없고 이스라엘을 도울 자도 없음을 보셨고
여호와께서 또 이스라엘의 이름을 천하에서 없이 하겠다고도 아니하셨으므로 요아스의 아들 여로보암의 손으로 구원하심이었더라" -왕하 14:26, 27-
아무런 빛이 없던 이스라엘, 아무런 회복에의 소망도 없던 이스라엘을 그래도 놓지 않으시고 그 백성들을 위해 조그마한 고통이라도 더 감하시려고 애쓰시는 하나님을 보며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어느 쪽을 봐도 빛이 없는 것같은 이 세상, 이 시대,
누군가의 빛이 되어주고 싶은 작은 자들이 모인 우리들!
우리 가운데서 그래도 큰 빛을 발하시던 마리아 목자님, 그리고 아브라함 목자님이 당신들을 위해 예정된 영광에 들어가시고, 이제 우리가 그분들의 뒤를 이어가야 하는 새로운 시작점에 섰는데......
주위를 둘러보면 내가 - 비록 지극히 작은 빛이어도 - 빛이 되어 주어야만 할 것같은 영혼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정말, 그의 인생속에, 그의 삶속에 들어가 그의 빛이 되어 주고 싶은 그런 영혼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내 삶의 작은 울타리로부터 고개를 들어 주위를 돌아보면, 거기에 내게 비추어 달라고 간절히 소리치는 그 사람이 서 있습니다. 내가 내 것이라고 명명한 모든 것들로 부터 잠시 눈을 들면 그들의 외침이 들려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음성도......
"내가 누구를 보내며, 누가 우리를 위하여 갈꼬!"
푸른 별이고 싶어라
